LG전자, 3중고로 "우울한 4월"..휴대폰 부진

프리미엄가전은 변함없는 호조
  • 등록 2003-05-20 오후 12:07:24

    수정 2003-05-20 오후 12:07:24

[edaily 하정민기자] LG전자(66570)가 사스, 내수위축, 수출부진이라는 3중고에 시달리며 "우울한 4월"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에 사상 최초로 분기별 매출 5조원을 돌파하며 두드러진 실적호조를 보였던 LG전자는 4월 매출이 1조7630억원을 기록, 3월보다 8.7% 감소했다고 20일 밝혔다. 매출감소의 주 원인은 휴대폰 사업의 성장세 둔화와 디지털디스플레이&미디어(DDM) 사업의 위축때문으로 풀이된다. DDM 사업은 주력종목인 디지털TV가 아닌 스토리지, 모니터 판매가 부진을 보였지만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던 휴대폰 성장이 둔화, 2분기 전망을 어둡게 하고있다. LG전자 측은 그러나 "2월에 휴무일이 많아 2월 물량이 3월달로 이전되는 등 지난달 매출이 다소 비정상적인 호조를 보였던 것"이라며 "2분기에도 1분기와 같은 실적호조를 나타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2분기가 전통적인 IT업종의 비수기이고 지난해처럼 월드컵 특수를 기대하기도 어렵다는 점은 우려된다. 특히 사스, 물류대란 등 피해가 이번 달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된다는 점에서 성장성을 염려하는 시각이 없지 않다. ◇캐쉬카우 휴대폰 "안 풀리네" LG전자의 4월 휴대폰 판매량은 178만8000만대로 전월대비 3% 감소했다. 감소율 자체는 크지않지만 월별 휴대폰 판매량이 올들어 처음으로 180만대 이하로 떨어졌다. LG전자는 1월 183만대, 2월 194만4000대, 3월 183만대 등 안정적 성장을 나타내며 1분기에 총 56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했다. 지난달 17일 기업설명회에서는 2분기에 64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자신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를 달성하려면 5월과 6월에 각각 230만대 이상을 팔아야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2분기 목표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사스영향에 따른 중국 재고물량이 증가하고있고 올들어 월별 휴대폰판매량이 한번도 200만대를 넘어선 적이 없기 때문. 1분기 단말기사업 호조를 이끈 원인이 버라이존 등 미국 대형사업자의 수요 증가였던 점을 고려하면 신 시장공략, 고기능·고부가가치 첨단제품을 통한 시장 지배력 확대가 시급한 것으로 평가된다. ◇프리미엄가전, "변함없는 효자" 대외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강세종목인 드럼세탁기, 양문형 냉장고 등 프리미엄 가전은 여전한 효자종목임을 입증했다. 프리미엄 가전은 1분기에도 13.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매출신장을 이끈 바 있다. 주요 성장제품인 세탁기, 냉장고, 청소기 중 냉장고와 세탁기가 유럽, 북미 시장에서 호조를 보인 점이 반영됐다고 LG전자 측은 분석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백색가전의 경우 내수는 5% 정도 감소했지만 수출은 22%나 늘었다"며 "에어컨이 본격적인 성수기를 맞아 추가 성장이 기대되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동양증권 민후식 애널리스트는 "휴대폰 판매가 다소 줄었지만 1분기에 인도로 시범수출됐던 40만대 정도를 제외하면 상당한 호조를 보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사스피해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PC비수기 등으로 5월 DDM 매출은 더욱 감소할 수 있다"며 "5월 실적이 4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2분기에는 1분기와 같은 두드러진 성장을 기대하긴 힘들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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