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위기의 포스코, 파업은 공멸만 부를 뿐

임협결렬로 창사 56년만 첫 파업 위기
中 덤핑에 철강사들 ‘구조조정’ 칼바람
포스코도 위태…공장 닫고 인력 효율화
파업은 ‘자충수’…어려울 때 힘 합쳐야
  • 등록 2024-12-04 오전 6:00:00

    수정 2024-12-04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철강업계 봄은 이제 다시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국내 철강업계에서 최고 전문가로 알려진 한 교수의 말이다. 중국 철강사들은 자국 지원을 등에 업고 해외에 저가 철강재를 쏟아내며 우리 기업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메이드 인 차이나’ 딱지가 붙은 제품은 품질이 떨어진다는 소리도 이젠 옛말이 됐다.

중국의 덤핑 앞에선 철옹성같이 보였던 글로벌 철강사들마저 흔들리고 있다. 세계 2위 철강 업체인 룩셈부르크의 아르셀로미탈은 프랑스 공장 2곳을 폐쇄하고 수조 원을 투입하기로 했던 탄소중립 프로젝트를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독일 최대 철강 업체인 티센크루프스틸은 2030년까지 전체 인력의 40%에 이르는 1만1000명을 감원할 예정이다.

중국과 1·2위를 다투는 세계 굴지의 철강사도 위태로운 상황에서 글로벌 조강 생산능력 7위인 포스코는 바람 앞의 등불처럼 보일 지경이다. 최근 포스코는 업황 악화에 연이은 제철소 화재까지 겹치며 내부 안전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이런 위기 속 노조의 파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포스코 노조는 창사 56년 만의 첫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노조는 포항과 광양에서 파업 출정식을 벌인 데 이어 이달 19일 전 조합원 대상 첫 상경 투쟁을 예고했다.

노조는 “그동안 회사는 직원 희생만 강요했고 임원들만 성과를 보상받았다”고 지적한다. 임원 ‘스톡그랜트’(주식보상제도)를 도입한 포스코그룹 전임 회장에 대한 지적이다. 하지만 올해부터 상황은 달라졌다. 올해 초 부임한 장인화 회장은 스톡그랜트를 자발적으로 폐지하고 임원 급여 최대 20% 반납을 지시하며 솔선수범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포스코는 45년간 가동하던 공장 문을 닫는 등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태풍 ‘힌남노’ 앞에서도 무너지지 않았던 포스코가 내부 갈등으로 고로를 멈추는 일만큼은 없어야 한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이 지난 2일 경북 포항제철소 인근 도로에서 파업 출정식을 진행하고 있다.(사진=포스코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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