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동상이몽…당국 "머니무브 동향 점검 철저"

[막 오르는 400조 퇴직연금 쟁탈전]④
"급격한 이동" vs "시간 걸릴 것"
자금이동 규모·속도 전망 엇갈려
  • 등록 2024-10-27 오후 6:47:45

    수정 2024-10-27 오후 8:23:37

[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 시행을 앞두고 금융권 간 신경전도 치열하다. 은행과 보험은 ‘찻잔 속 태풍’에 머물겠다고 주장하지만 증권사 등 금융투자업계는 “머니무브의 가속화는 불가피하다”며 맞불을 놓고 있다.

은행과 보험은 퇴직연금 적립금 400조원 중 실제로는 일부만 이전이 가능한 데다 가입자가 이미 저마다 투자성향에 맞게 운용방식을 설정했기 때문에 급격한 머니무브가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디폴트 옵션 상품, 보험계약 형태의 상품, 사용자가 운용관리업무와 자산관리업무를 각각 다른 사업자로 지정한 ‘언 번들형’ 계약 등에 대해서는 실물이전이 불가능하다. 이는 전체 상품의 약 29.5%를 차지한다. 또한 옮기려는 금융사에서 동일한 상품을 취급하고 있어야 한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런 제약요인 때문에 퇴직연금 실물이전이 예상만큼 흥행을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27일 “DC형(확정기여형) 상품 가입자는 이동제를 시행하더라도 회사에 규약 변경을 신고해야 할 상황도 있다”며 “디폴트 옵션은 이동이 안 되고 IRP(개인형퇴직연금) 가입자는 이미 활발하게 이동을 하기 때문에 초반부터 이동이 급격하게 이뤄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입자의 투자성향이 쉽게 변하지 않는 점도 실물이전 확산이 더딜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 상품 고객은 원리금 보장이 되는 안정형 포트폴리오를 선호하는 경우가 꽤 많다”며 “퇴직연금이 저축은행 정기예금 등으로 다수 운용하는 것도 고객 성향인데 이동제를 도입한다고 해서 ‘고위험·고수익’ 추구형으로 성향이 바뀔지는 의문이다”고 언급했다. 대형 보험사 퇴직연금 관계자도 “DB, DC형 가입 고객은 상품에 한 번 가입해두고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이런 성향의 고객이 적극적으로 이전 서비스를 활용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그럼에도 금융권이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서는 건 증권사로 이탈하는 고객을 최대한 잡아두기 위해서다. 투자에 적극적인 퇴직연금 가입자가 이번 기회에 증권사로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는 ‘머니무브의 불가피성’을 강조한다. 최종진 미래에셋증권 연금본부장은 “미래에셋증권은 전사 역량을 연금사업에 집중해 연금 적립금 40조를 목전에 앞두고 있다”며 “실물이전 제도 시행으로 투자하는 연금으로의 머니무브는 더욱 가속할 것이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과 고용노동부도 실물이전 서비스 초반 증권사로 대규모 자금이동이 일어날 수 있는 만큼 매일 자금이동 상황을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각 금융사가 이벤트 마케팅을 많이 했기 때문에 서비스 초반에 자금이동이 몰릴 수가 있다”며 “실물이전이 가능한 조건을 소비자에게 사전에 안내하고 초반 안내를 철저하게 할 수 있도록 금융권에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가입자 편의성을 높이고 금융기관의 건전한 경쟁을 촉진하는 환경을 만들자는 관점에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지난 9월부터 전산 테스트를 하고 금감원과 협업해 매일 전산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충분히 사전 준비를 하고 사후적으로 고객 응대를 잘할 수 있도록 준비해서 출범시킬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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