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수싸움'…2영업일 남은 최윤범의 반전카드 '주목'

형식적 절차 고려하면 최 회장에 단 2영업일 남아
MBK측 과반 확보해도 ‘이사회 장악’은 장기전
경영권 향방 불투명, 국민연금 '캐스팅 보트' 될까
  • 등록 2024-09-29 오후 5:20:00

    수정 2024-09-29 오후 7:06:32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영풍과 MBK파트너스(MBK) 연합의 경영권 공세를 막아내야 하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에게 남은 기일은 촉박하다. 향후 치열한 표 대결이 불가피한 만큼 2영업일 안에 최 회장 측은 대항 공개매수 밑그림을 내놔야 한다.
고려아연의 주가는 지난 27일 MBK 측이 추가 상향한 공개매수 가격인 75만원을 하회한 71만 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단기간 주가가 급등한데다 고려아연 측이 대항 공개매수에 대한 신호를 시장에 뚜렷하게 내놓지 못하면서 사흘간 공개매수가를 밑돌고 있다.

최 회장 측이 대응할 수 있는 기한은 촉박하다. 금융감독원 신고 및 공시 등 공개매수에 필요한 형식적 절차를 감안할 때 징검다리 휴일을 제외하면 2영업일(9월30일과 10월2일)이 남는다. MBK측 공개매수 시한은 10월4일이다.

이대로라면 MBK가 예고한 영풍정밀 유통물량 전부와 고려아연 지분(6.98~14.61%)을 최대로 확보할 가능성도 커진다. 이 경우 고려아연 지분 49.55%를 확보, 의결권 없는 주식인 자사주(2.41%)를 제외한 50.82%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최 회장 측 우호 지분은 34.01%로 상당하다. 이는 주주총회에서 이사 해임안 통과가 쉽지 않은 조건이다. 우선 내년 결산 주주총회까지 임시 주주총회 결의안에 현 이사회가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또 이사 해임을 위해선 주총에서 표 대결을 벌여야 하는데, 이는 특별결의사항으로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 출석 및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만일 국민연금(지분 7.83%)이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고 계속 지분을 보유한다고 가정하면 국민연금이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된다. 영풍과 고려아연은 연일 여론전을 통해 공격에 나선 배경이다.

이와 별개로 대항 공개매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최 회장 측은 바이아웃 사모투자펀드를 비롯해 우호관계를 맺고 있는 한화그룹 등 다방면으로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영풍 측이 의결권 주식 절반을 내준 MBK도 향후 출구전략 모색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 만큼 최 회장 측의 에퀴티(Equity) 자금 확보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CP(기업어음)와 주식담보대출 등 여신을 활용하는 과정에서도 배임 우려 및 시장가 하락 리스크가 높아 ‘승자의 저주’ 우려가 나온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최 회장 측이 34%의 지분을 가진 상황에서 MBK가 과반을 확보하더라도 완전히 경영권을 가져오는 것은 상당한 법적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경영권 향방이 불투명한 만큼 최 회장 역시도 우군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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