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기본소득 수단 코인으로”…샘 올트먼의 깜짝 발언

10일 월드코인 서울 밋업에서 비전 소개
2019년 알렉스 블라니아와 공동 창업
보편적 기본소득 구축하는 것이 목표
“블록체인, 더 나은 금융 시스템 만들 기술”
  • 등록 2023-06-11 오후 6:09:43

    수정 2023-06-11 오후 7:18:27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의 샘 올트먼 대표가 인간에 필적하는 지능을 가진 범용인공지능(AGI) 시대가 열릴 때를 대비해, 기본소득 지급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I 발전에 따라 노동시장이 급격하게 개편될 경우,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을 지원할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위변조 불가능한 블록체인에 디지털신분증을 등록한 사람에게 코인(가상자산)을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그는 ‘월드코인’ 프로젝트로 이런 아이디어를 실제 구현 중이다.

올트먼 대표는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해시드 라운지에서 열린 ‘월드코인 서울 밋업’에 참석해 “범용인공지능 시스템과 그 시스템이 제공하는 혜택을 어떻게 배분할지, 또 사람이 수행한 업무와 기계가 생성한 결과물을 어떻게 구분할지 같은 과제가 남아 있다”며 “이런 질문에 대한 해답은 아직 없다”고 짚었다. 이어 “우리는 앞으로 더 많은 해법을 찾아내야 하고, 우리 삶 속에 이런 시스템을 통합해야 한다”며 “월드코인이 작동한다면, 매우 흥미로운 도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해시드에서 열린 ‘월드코인 서울 밋업’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월드코인재단)


이날 행사는 지난 9일 한국을 방문한 올트먼 대표의 마지막 공식 일정으로, 그는 블록체인 업계 종사자들을 만나 AI 발전에 따른 일자리 감소 문제를 풀기 위한 월드코인의 접근방법을 소개했다. 올트먼은 2019년 막스플랑크 연구소 출신 물리학자 알렉스 블라니아와 의기투합해 월드코인을 공동 창업했다. 국내 블록체인 전문 벤처캐피털(VC) 해시드는 2021년 월드코인 시리즈A 투자에 참여한 인연으로 이번 행사를 주최했다.

월드코인은 전 세계인에 보편적 기본소득(UBI)을 보장하는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한다. 홍채인식을 통해 인간임을 증명하면 디지털신분증인 ‘월드ID’가 발급되고, 매주 월드코인 1개가 지급되는 구조다. 현재 180만명이 월드ID를 발급받았다.

올트먼은 이날 “월드코인과 월드ID는 보편적 기본소득을 실현하기 전에, 어떻게 하면 전 세계 모든 사람이 ID를 받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라고 소개했다. 또 “인류는 기술 혁명이 불러올 노동 시장 변화에 쉽게 적응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번 AI혁명이 다른 점은 ‘속도’”라며 “사회에 (기본소득 지급 같은) 약간의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월드코인이 자체 개발한 홍채스캔 장비 오브(사진=월드코인재단)


올트먼 대표는 블록체인의 미래에 대해 “아직 세상을 진정으로 변화시킬 정도의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매우 희망적으로 본다”고 평했다. “블록체인은 세상을 위한 놀라운 도구이며, 전 세계적으로 더 나은 금융 시스템을 만들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라고도 했다.

월드코인은 올트먼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지만, 사업의 구체성과 프라이버시 문제 등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월드코인은 자체 개발한 오브(Orb)라는 장비를 통해 홍채를 스캔하는데, 이 정보가 유출 또는 오·남용될 위험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행사에서도 홍채정보 수집의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가 지적됐다. 블라니아 대표는 “프라이버시 문제가 거론되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영지식증명(개인정보를 공개하지 않아도, 데이터 유효성을 검증하는 기술)을 적용시키면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본소득을 지속적으로 지급할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올트먼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월드코인을 이용하게 된다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소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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