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두산에너빌리티가 알짜 자회사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에 넘기면서 발생한 1조원가량의 투자여력을 원전사업 설비증설에 적기 투입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4일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가 자사 홈페이지에 게재한 주주서한을 통해서다. 이들 두산그룹 3사의 사업개편 발표에 대한 주주들의 반발을 달래기 위한 소통 행보로 풀이된다.
이날 두산그룹 3사가 일제히 내놓은 주주서한에는 각 사의 사업 환경과 시장 트렌드, 경쟁사 동향, 미래 전망 등을 놓고 이번 사업개편을 통해 달성하려는 성장 전략을 담았다.
먼저 두산에너빌리티는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차입금을 7000억원 줄이고 비영업용 자산 처분을 통해 확보한 현금 5000억원을 원전사업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약 1조원의 신규투자 여력이 발생하는 만큼 이를 생산설비 증설에 적기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박상현 대표는 “체코 원전에 이어 폴란드,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 영국 등의 신규 원전 수주도 기대되면서 향후 5년간 체코를 포함해 총 10기 내외의 수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인공지능(AI)을 위한 전력 수요의 유력한 대안으로 소형모듈원자력(SMR)이 대두되면서 회사가 수립한 5년간 62기 수주 목표를 대폭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두산밥캣 분할로 배당수익이 줄어들 우려가 있지만, 제작 용량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원전사업 투자재원 마련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는 설명이다.
한편 스캇박 두산밥캣 대표이사 부회장은 서한에서 두산로보틱스와 합병 후에도 배당정책을 승계하는 한편, 기존에 보유하던 자사주 이외에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취득하게 되는 자사주도 전부 소각하는 등 적극적인 ‘밸류업’ 방안을 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5월 14일(현지 시간) 체코 플젠시에 위치한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 두산스코다파워를 방문해 원전 핵심 주기기인 증기 터빈 생산 현장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두산그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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