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서울올림픽 영웅 4명 살리고 하늘나라로[따전소]

여자하키 은메달리스트 박순자씨
심장 폐장 감장 신장 뇌사장기기증
  • 등록 2024-12-30 오전 9:58:38

    수정 2024-12-30 오전 10:06:16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1988년 서울올림픽의 영웅이 뇌사장기기증으로 4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11월 30일 경희대병원에서 박순자(58)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렸다고 30일 밝혔다.

고 박순자씨가 선수시절 모습(사진=박순자씨 제공)
경기 평택에서 2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난 고인은 활동적이고 운동을 좋아하며, 어려움이 있는 사람이 보이면 먼저 다가가 어려움에 공감하고 도움을 주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중학생 시절 육상선수로 활약하다 고등학생 때 여자하키로 전향해 1986년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와 1988년 서울 올림픽 여자하키팀 은메달리스트가 됐다.

국가대표 은퇴 후 생활가전 유지보수 팀장으로 근무했다. 퇴직을 준비하며 건강한 신체로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처럼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을 하고 싶어했다. 또한, 매월 불우이웃 후원을 해왔으며 봉사와 나눔에도 꾸준한 활동을 했다. 최근까지도 매주 등산하러 다녔고, 수영과 마라톤, 사이클도 즐겨 2024년 한강 철인3종경기와 서울평화마라톤 10㎞도 완주했다.

고(故) 박순자씨
지난 9월부터 두통으로 치료를 받던 와중에 11월 21일 저녁 집 근처 수영장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생전에 기증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남겼기에 가족들은 고인의 뜻을 지켜주고자 뇌사장기기증에 동의해 심장과 폐장(다장기 동시 이식), 간장, 신장(좌, 우)을 기증하여 4명의 생명을 살렸다.

아들 김태호씨는 “엄마. 나 키우느라 고생 많았고, 아들 취업했다고 같이 기뻐하던 모습이 눈에 선해요. 함께 좋은 시간 많이 보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워요. 엄마는 매일 사랑한다고 말해줬는데 나는 그러지 못한 거 같아서 미안해요. 엄마 많이 사랑해요. 그리고 고마워요”라고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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