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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글래스고에서 2주간 진행된 COP26은 진통 끝에 하루를 넘긴 13일 오후 11시 30분(현지시간) 200여개국이 ‘글래스고 기후합의(Glasgow Climate Pact)’에 서명하면서 폐막했다. 글래스고 기후합의문은 △적응재원 △감축 △협력 등의 분야에서 1.5도 상승억제를 위한 각국의 행동을 촉구했다. 온실가스 다량 배출국, 선진국, 기후 피해국으로 나뉘어 쟁점별로 첨예하게 맞선 끝에 하루를 넘겨 타협점 수준에서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결정문에는 탄소저감장치가 없는 석탄 발전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화석연료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기 위한 노력을 가속한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석탄과 화석연료가 COP 합의문에 들어간 것은 처음이지만, 초안과 비교해 막판 인도의 반대로 문구가 ‘폐지’에서 ‘감축’으로 극적으로 수정됐다.
문구 수정을 주도한 인도의 부펜데르 야다브 환경 장관은 “개발도상국들은 책임감 있게 화석연료를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항변했지만, 시모네타 좀마루가 스위스 환경부장관은 “(막판의) 변경 때문에 1.5도 억제 목표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기후변화 피해국에 대한 기금의 설립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는 기후변화 피해에 취약한 77개 개도국 그룹(G77)이 총회 전부터 요구해왔던 것으로 피해보상은 이번 합의문에서는 빠졌다.
국가감축목표(NDC)는 5년마다 10년 단위의 목표를 제출하는데 대해 미국과 중국의 극적 합의로 모든 국가가 5년마다 이행기간을 설정하는데 합의했다. 또 온실가스 다배출 국가인 중국, 러시아, 인도가 2030년 NDC 1.5도 목표를 이룰 수 없는 수준을 제시함에 따라 내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다시 점검하기로 했다. 지금 각국이 제출한 목표대로라면 지구온도 상승폭이 2도를 넘어설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 탄소시장 지침과 관련된 ‘파리협정 6조 세부이행규칙’이 6년만에 완결되면서 모든 파리협약의 세부이행계획이 완결됐다. 이는 해외 기술 및 자본 이전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분을 국제탄소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토록하는 것과 감축분이 양쪽 국가 모두에게 반영돼 이중으로 계산되는 것을 막는 방안에 대한 것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글래스고 기후합의에 대해 “승인문은 절충안(compromise)이다. 오늘날 세계의 이익, 조건, 모순 그리고 정치적 의지의 상태를 반영한다”며 “불행하게도 집단적인 정치적 의지는 몇 가지 깊은 모순을 극복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기후변화로 수몰 위기에 몰린 섬나라 몰디브의 아미나스 쇼나 환경기후변화기술부 장관은 “1.5도 이내로 온도 상승을 억제하려면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전 세계의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며 “1.5도와 2도의 차이는 우리에겐 사형선고와 같다”고 더 강력한 대책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