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채권수급 이상없나.."한국과 미국은 다르다"

  • 등록 2001-10-24 오전 10:51:07

    수정 2001-10-24 오전 10:51:07

[edaily] 미국 채권시장은 연방정부와 대기업들의 채권 발행 러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 채권시장 역시 시장 안정때까지 예보채 발행이 연기돼 있고 통안채 발행도 자제되고 있지만 비슷한 고민에 직면해있다. 그러나 회사채가 순상환되고 있고 어쨌든 국채 바이백(Buy Back)으로 새로운 "실탄"이 생겼기 때문에 수급을 너무 비관적으로만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과 달리 예상치 않은 채권공급 증가 요인은 별로 없다는 것. ◇채권만기 현황 시장이 가장 고민하는 것은 "시장 안정을 위해 발행하지 않았던 통안채"를 다음달부터 추가로 발행하지 않겠냐는 우려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이에대해 "이번달에 통안채 발행이 없다면 약 1조원 정도 순상환이 된다"며 "이 물량을 11월, 12월에 다시 덧붙여 발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통안채를 차환 발행만 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통안채 수급에서 한국은행이 변수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지난 10월 총액대출한도 1조원을 늘린 것과 국채 바이백에 따른 단기물 수요다. 총액대출한도 증액은 실적을 보고 1조원을 더 집행할 수도 있다. 국채 바이백이 만기 2년 정도의 국채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이에 해당하는 수요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 통안채 수급의 변수는 내년초 만기도래 물량이 많다는 것. 1월에 5조7000억원의 통안채 만기를 연말에 미리 발행할 가능성이 있다. 한은 관계자는 "연초 만기를 올해 말에 미리 발행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 경우에도 장기금리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통안채를 내놓더라도 단기물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회사채. 연말 회사채 시장은 B급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이 사실이지만 순상환 기조를 나타내고 있다. 연말이며 의례 나오던 자금대란설도 없다. 실제로 이번주 회사채는 2조8000억원 만기에 1조6000억원이 발행될 예정이어서 8000억원 정도 순상환을 기록하게 된다. 지난주에도 2800억원 정도 회사채는 순상환이었다. 삼성투신의 박성진 선임은 "11월, 12월 만기 회사채 중 30% 정도는 순상환될 가능성이 있다"며 "통안채 발행만 유연하다면 수급이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시장이 부담스러워하는 또 다른 문제는 국채와 예보채다. 예보채는 "시장이 안정되면 즉시 발행"한다는 단서가 붙어있지만 이미 시장에 공지된 사안이다. 이번에 예보채 입찰이 되면 사실상 예보 발행은 끝이다. 국채도 다음달 1조원 바이백 재원을 위한 국고채 10년물 발행이 있으나 바이백도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듀레이션이 늘어날 수는 있어도 수급상 큰 부담은 없다. 11월, 12월 국고채는 5년물 중심으로 발행될 텐데 대략 3조원 정도로 예상된다. 이 역시 시장이 충분히 알고 있는 사안이다. 예상치 않은 수급 교란 요인은 아니라는 것. 정부 일각에서 꾸준히 3차 추경 편성 발언이 나오고 있지만 내년도 예산도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단기간에 물량 압박으로 작용하지는 않는다. 결국 수급 측면에서는 채권시장이 일방적으로 불리한 것은 아니다. 통안채 변수가 남아 있지만 한국은행의 우호적인 자세로 볼 때 시장을 뒤흔들며 통안채 발행을 강행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수급도 중요하지만 펀던멘털 측면에서도 냉정하게 시장을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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