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조치 이후 아이폰 사용자의 85%가 앱 추적을 막았다. 하지만 최근 변화가 감지된다. 올해 나온 시장조사 기관 가트너 보고서에서 이 비율이 60%로 떨어졌다. 단, 조건이 붙는다. 해당 기업이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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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균 세일즈포스코리아 마케팅클라우드 부문 총괄 상무는 14일 본지 인터뷰에서 “이용자들이 (데이터 프라이버시에 대해)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 관점에서 접근한다는 게 발견된 것”이라며 “데이터를 줄테니 혜택이나 편리한 고객 경험을 달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기업 입장에선 ‘고객이 스스로 내놓는 데이터(제로 파티 데이터)’가 중요해지고 있다. 해외 기업들은 이런 상황을 간파하고, 고객이 기꺼이 자신의 관심사나 성향을 드러내도록 유도하고 있다. 속옷업체 빅토리아시크릿이 대표적인 사례다.
빅토리아시크릿은 홈페이지에 고객이 직접 색상, 질감 등을 선택해 속옷을 디자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설했다. ‘펀(fun)’ 요소를 가미해 자연스럽게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다.
최근엔 아마존 등 소위 ‘잘 나가는’ 쇼핑몰에 입점하지 않고 직접 플랫폼을 구축하는 추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오 상무는 “지난해 아마존닷컴에 입점된 상품을 다 뺐다”며 “자사의 이커머스 채널로 고객을 유도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카스퍼 로스테드 아디다스 최고경영자(CEO)는 “아디다스 최고의 매장은 어느 지역에 있는 매장이 아니라 ‘아디다스닷컴’”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오 상무는 “밀레니얼 세대는 온라인 구매를 많이 하는데 플랫폼에서 구매가 이뤄지다보니 고객 데이터가 브랜드가 아닌 플랫폼에 떨어진다”고 했다. 자사몰을 구축하는 흐름 뒤엔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