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이경탑기자] 은행권의 연말 성과급 잔치가 올해에는 없을 전망이다. 올초 SK글로벌사태와 카드대란 직격탄을 연거푸 맞았으니, 은행권의 실적이 그다지 좋지 않아, 직원들에게 내줄 성과급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은행의 연말 성과급이 IMF 이후 처음으로 중단된다. 국민은행 직원들의 심리적 경제적 타격이 클 전망이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올해 예상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올 연말에는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을 방침이다.
국민은행(060000)은 지난 98년 이후 지난해까지 해마다 꼬박꼬박 월급여의 최고 200% 범위내에서 연말 성과급을 지급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적자 결산이 예상됨에 따라 성과급 지급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
특히 고정상여금 600% 지급이 지난 11월까지 모두 완료됨에 따라 연말에는 12월 급여와 시간외근무수당만 지급될 예정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경영성과가 좋지 못해 배당도 어려운 형편이어서 연말 성과급 지급은 고려도 하지 못하는 처지"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까지 올해 임금협상도 마치지 못했다"며 "노조측이 지난 7월 합의된 금노위 가이드라인인 5.1% 인상을 요구하고 있으나, 김정태 행장 등 경영진이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진전이 없다"고 덧붙였다.
우리금융(053000) 자회사인 우리은행도 연말 성과급 지급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 지속적 구조조정 노력으로 올해 1조원 가량의 순익이 예상되지만 정부로부터 대규모 공적자금을 받았다는 `원죄`(?) 때문이다.
서울은행과의 합병 1주년을 맞은
하나은행(002860)도 연말 성과급 지급을 검토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올해 예상순익이 5000억원으로 지난해 37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SK 주채권은행으로, 주변의 눈치를 살필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는 전언. 하나은행 역시 아직까지 올해 임금 협상도 마무리하지 못한 상황이다.
신한지주(055550)의 신한은행과
조흥은행(000010)도 연말 성과급 지급 계획이 아직까지는 없다.
일각에서 통합을 겨냥한 위로금 형식의 성과급 지급을 기대하는 눈치지만, 올해 성과가 지난해에 크게 못미칠 것으로 보여 성과급을 내주기 어렵다는 것이 회사측 입장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해말에는 월급여액의 200∼300% 범위내에서 성과급을 지급했으나 SK사태로 인해 지난 9월말 순익이 313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448억원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며 "올해 성과급 지급을 아직까지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조흥은행은 올해 손실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성과급 지급을 검토조차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5.1% 임금인상안에 합의했으나 인상률은 내년 1월부터 적용하기로 하는 등 올해는 동결 방침을 적용했다.
매각을 추진중인 한미은행과 제일은행도 현재까지 올해 임금인상안에 합의 못한 상태로, 연말 성과급 지급 계획 역시 없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은 국책은행 특성상 성과급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