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지난해 연말 600선대에서 움직이던 주식시장이 연초들어 700선대에서 안착하고 2월하순 800선에 올라선데 이어 채 한달도 안돼 900선을 돌파했다.
불과 석달도 안된 상황에서 지수가 200포인트 이상 상승한 셈이다. 더구나 상승속도는 더욱 빨라지는 양상이다. 단기간에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배경은 무엇인가.
◇펀더맨털, 성장축이 확대됐다
가장 중요한 변화중의 하나는 펀더맨털의 개선속도가 빨라졌다는 것이며 이는 성장축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말만해도 경기회복에 대한 불투명성이 가시지 않았다. 당시에는 소비와 건설투자경기 즉 내수경기가 경기회복을 이끌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출과 설비투자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즉 미국의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면서 IT경기가 바닥이라는 확신이 늘어났고 이는 한국의 수출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굿모닝증권 이성권 연구위원은 "수출물량이 늘어나고 수출단가도 회복돼 2분기에는 수출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국내 설비투자의 경우도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상황이라 지난해 말에 비한다면 성장축이 소비와 건설에서 수출과 설비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투증권의 김승현 이코노미스트는 "종전의 경우 한국경제는 반도체에 대해 의존비율이 높았는데 최근의 경우 반도체비중이 낮아진 반면 자동차 조선 등 전체산업의 질적개선이 이뤄지며 성장엔진이 확대된 점도 경제의 성장속도를 빠르게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펀더멘털과 주식시장이 선순환한다
이와함께 지난해 연말과의 중요한 차이는 경제의 개선과 주식시장이 선순환하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가치가 높아지고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보이며 국민들의 자산이 증가, 내수부문이 강화됐다. 이러한 상황은 다시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승(相乘)효과를 낳고 있다.
이는 경기가 지난해 연말에 비해 단기적으로 호전됐다는 점도 있지만 중장기적인 구조개선이 가세해 경기회복속도를 빠르게 하고 있다. IMF를 겪으며 구조조정을 해 중장기적으로 기업들의 체력이 강화된데다 단기적으로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점이 회복 가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해외요인과 국내의 구조조정 부담이 훨씬 가벼워진점도 상승기조에 일조하고 있다. 이성권 연구위원은 "세계경기가 회복기미를 보이며 엔/달러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고 3월 일본 대란설도 희석되고 있는 점도 투자자들의 부담을 덜어줬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그동안 구조조정의 핵심으로 분류되던 부분, 즉 하이닉스나 대우차 한보철강 등의 현안문제가 주식시장의 상승 및 경기회복 영향으로 해결되는 양상을 보이는 점도 타오르는 투자심리에 기름을 붇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회복 인식 확산..수급개선
투자심리측면에서 본다면 경기회복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점이다. 외국인들은 지난해 4분기 한국경제에 대해 재평가(Re-rating)하며 공격적인 매수세를 나타냈다. 올해들어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다소 주춤해졌으나 국내기관이나 개인투자자들의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내국인들이 외국인들의 매수공백을 메워주며 적극적으로 주식을 매수하는 것은 경기에 대한 확신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이 매도한다고 해도 외국인들은 한국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있다는 인식에는 변함이 없다"는점을 기관이나 개인들이 알게 됐다는 의미다.
채권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 관심이 옮겨지고 있는 점도 주식시장의 투자심리 및 수급에 긍정적이다. 지난해 연말만해도 경기회복의 기대가 크지 않았고 채권금리의 변화도 미미했다.
김정환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며 채권에서 수익을 낼수 없고 기업들의 수익이 개선돼 주식에 투자해도 채권금리 이상의 이익을 올릴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이는 중장기적으로 주식시장으로 돈일 몰릴 것이라는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