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에 괴로운 혈관, 뇌 건강 안 챙기면 '어지럼증' 악화

2023년 국내 어지럼증 환자 101만명, 60~70대 최다
뇌졸중, 뇌종양 등 뇌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중추성 어지럼증
  • 등록 2025-01-04 오전 10:26:20

    수정 2025-01-04 오전 10:26:20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어지럼증은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앉았다 일어날 때 어지러움을 느끼기도 하며, 갑자기 주변이 빙빙 도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 중에서 뇌의 구조적, 기능적 이상으로 발생하는 어지럼증이 있다. 겨울철 움츠러든 신체에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뇌졸중은 어지럼증을 전조증상으로 동반하곤 한다. 연말연시 잦은 회식과 음주 또한 어지럼증 악화에 영향을 미친다.

어지럼증은 전체 인구의 20 ~ 30%가 호소하는 매우 흔한 증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어지럼증 환자는 101만명을 기록했다. 어지럼증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머리가 빙글빙글 도는 현훈 △균형 장애 △눈앞이 캄캄해지며 의식을 잃을 것 같은 실신 전 단계 증상 △불안이나 긴장으로 인한 어지럼증 등이 있다.

여기서 뇌의 기질적 혹은 기능적 이상으로 발생하는 것을 중추성 어지럼증이라고 한다.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4명 중 1명은 중추성 어지럼증으로 진단할 수 있으며 원인 질환에 따라 임상 증상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중추성 어지럼증의 일부 질환은 치명적이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기도 하며 회복이 어렵다.

어지럼증은 뇌졸중의 전조증상으로 나타난다. 급성으로 발현되는 중추성 어지럼증은 주로 뇌졸중(뇌경색, 일과성 허혈발작, 뇌출혈) 등과 같이 치명적일 수 있다. 뇌졸중은 균형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뇌 및 뇌간을 침범하며 이 경우 동반되는 가장 흔한 증상이 어지럼증이다. 실제 뇌졸중이 발생하기 이전에 약 10%의 환자들이 일시적인 어지럼증을 겪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세란병원 신경과 권경현 과장은 “급성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말초전정신경염 등이 유사한 증상을 초래할 수 있어 필요시 MRI와 같은 뇌영상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며 “어지럼증이 심한 자세불안, 발음장애, 복시와 동반된다면 초기 MRI 등 영상 검사에서 이상이 없어도 뇌경색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겨울철 기온이 떨어지면 우리 몸은 열 손실을 줄이기 위해 혈관을 수축하게 되고 혈압과 심박수가 급격히 상승한다. 이 때 만성질환자나 고령층은 기온의 변화로 혈압이 상승해 뇌졸중, 심근경색 등 심뇌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고령의 환자에게 갑자기 발생하거나 반복되는 어지럼증, 48시간 이상 호전 없이 지속되는 어지럼증, 걸을 수 없을 정도의 심한 자세 불안이 동반되는 어지럼증이 있다면 뇌졸중을 의심해야 한다.

이외에도 겨울철에는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에 의한 말초전정성 어지럼증도 호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내외 온도차가 커지는 겨울에는 자율신경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기며 신체 균형이 깨지고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어난다. 어지럼증은 치료시기를 놓쳐 만성적인 어지럼증으로 발전하면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으며, 반복성 어지럼증이나 구토를 동반하는 심한 어지럼증은 전문가 진찰이 필수다.

권경현 과장은 “중추성 어지럼증도 만성 어지럼증으로 발전할 위험이 높다. 특히 고령인구의 절반 정도가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20~30%의 노인인구가 만성 어지럼증을 호소한다”며 “겨울은 길이 미끄럽고 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져 균형장애가 악화되고 낙상 위험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에 어지럼증을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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