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손정우 집으로 보낸 판사, 너무 애국자”

  • 등록 2020-07-09 오전 8:52:38

    수정 2020-07-09 오전 8:52:38

[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법원이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공유 사이트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의 미국 송환을 불허한 가운데 서지현 검사는 “우리나라는 성범죄자들에게 천국”이라고 꼬집었다.

서지현 검사 (사진=연합뉴스)
서 검사는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난 10년간 서울고등법원이 범죄인 인도심사한 게 30건이 있다. 그중에 불허 결정이 난 것은 한 건뿐이었다. 대부분 허가 결정이 났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을 살펴보면 범죄인 인도의 목적과 요건에 모두 맞는 사건이라고 판단하고 있었다. 저는 당연히 범죄가 이루어질 거라고 보고 있었다. 일단 미국에서는 피해자들이 있다. 그리고 결정문을 보면 웰컴투비디오 사이트 이용자, 즉 손정우 공범들이 53명이나 있다. 미국이. 그리고 손정우가 8개 가상화폐 거래소를 사용했는데 그중 일부가 미국에 있다. 그리고 서버도 미국에 있다고 알려져 있다. 당연히 미국에서는 인도받아서 법정에 세워서 그 사법정의를 당연히 세워야 될 필요성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서 검사는 “제가 결정문을 읽어보겠다. ‘보다 근본적으로 이와 같은 아동 청소년 이용 음란물 관련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회원들에 대한 철저하고 발본색원적인 수사가 필요하므로 운영자였던 손정우의 신병을 대한민국에서 확보해서 관련 수사활동에 필요한 증거와 정보를 추가적으로 수집하고 수사 과정에 적극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국으로 손정우를 인도하지 않고 대한민국이 신병을 확보함으로써 주도적으로 대한민국의 이 관련 수사를 적극적으로 철저히 진행할 수 있다’ 이렇게 쓰여 있다”라며 “손정우를 활용해 아동청소년 음란물 관련 범죄를 근절하자는 게 취지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현실을 봐야 된다. 이미 한국, 미국, 영국 등 32개국의 수사기관이 공조를 해서 할 수 있는 수사를 다 했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이 다크웹을 수사해서 신원을 파악했고. 그중 한국 국적자가 223명이 확인되었고 217명에 대해서 경찰에서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를 한 거다. 그중에 검찰이 34명을 기소를 했다. 대한민국에서는 이미 경찰, 검찰 수사가 공식적으로 종료됐고 판결도 확정됐고 형 집행도 마쳤다. 전혀 추가 수사 계획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말 우리가 판사님의 이 결정을 선회를 해 봐서 판사님은 너무 애국자다. 손정우를 슈퍼스타K로 생각을 하신 거다. 우리도 손정우 활용해서 이 범죄 한번 발본색원 해 보자, 이러셨다고 볼 수도 있다는 거다. 그런데 이 다크웹이라는 걸 봐야 한다”라며 “다크웹이라는 것은 서비스 제공자하고 이 사용자 쌍방의 익명성이 보장이 된다. 그래서 다크웹에 남아 있는 데이터 수집하고 분석하는 어떤 디지털 포렌식의 방법이나 가상화폐 추적기술을 활용해서 이용자를 알아내는 거지 손정우가 회원들 정보 손에 쥐고 있지 않다. 쥐고 있다고 해도 손정우가 줄지 안 줄지 모른다”라고 했다.

서 검사는 “국제 공조수사를 했으니까 저만큼 한 거지 사실 우리나라만 수사했을 때 이만큼이라도 할 수 있었을까도 의문이다. 그리고 판사님은 손정우를 인도하지 않고 대한민국이 신병을 확보함으로써 수사할 수 있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지금 손정우가 형집행 다 끝났다. 이 판사님이 인도 거절 결정 내리셔서 집에 갔죠. 손정우가 우리나라에 있다고 해서 바로 신병 확보되는 거 아니다. 연락 안 될 수도 있다. 오라고 해도 안 나오면 강제로 출석시킬 방법이 없다. 정말 죄송한데 정말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랑방 도련님 같은 소리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자국민 보호를 위해 외국으로 보내지 않는 것도 적용해야 되는 거 아니냐’는 의견엔 “무조건적인 이유로 자국민을 보호해야 되는 것이 아니다. 무조건적으로 우리 자국민만을 보호할 것이라고 결심을 했다면 범죄인인도조약은 체결을 말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서 검사는 “손정우에 대한 추가수사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도대체 어떻게 (범죄를) 예방하겠다는 건지. 오히려 이렇게 큰 범죄를 저지르고 처벌받지 않는 죄에 대해서도 미국으로 안 보내는 대한민국은 성범죄자의 천국이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라며 “위험한 아동 성착취 범죄자를 이런 식으로 그냥 가볍게 1년 6개월 실형 선고하고 살리고 만다는 것은 사실 범죄 예방에 더 악영향을 미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서울고법 형사20부(부장판사 강영수)가 6일 손정우에 대해 범죄인 인도 불허 결정을 내려 그는 자유의 몸이 됐다.

손정우는 2015년 7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약 2년 8개월 동안 ‘웰컴 투 비디오’ 사이트를 운영하며 4000여명에게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제공하고 비트코인 등으로 약 4억원을 챙긴 혐의(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상 음란물 제작·배포,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로 징역 1년 6개월이 확정돼 복역했다.

손정우는 지난 4월 복역을 마쳤지만 미국 송환을 위한 인도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재수감됐다. 미국 연방대배심은 국내 재판 결과와 별개로 손정우를 아동음란물 배포, 자금세탁 등 9개 혐의로 기소했다. 미국 법무부는 손정우 출소를 앞두고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른 강제 송환을 요구했다. 이에 우리 법무부는 우리나라에서 처벌이 끝난 부분을 제외하고 자금세탁 부분에 대해서만 인도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손정우를 재구속했다.

그러자 손정우의 아버지 손씨는 손정우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아들의 ‘자금세탁’ 혐의를 미국이 아닌 국내에서 처벌받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손씨는 아들이 동의 없이 자신의 정보로 가상화폐 계좌를 개설하고 범죄수익금을 거래·은닉했다고 주장했다. 손정우가 자금세탁 혐의로 미국에서 재판을 받는다면 최장 징역 20년의 형량이 선고될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따르면 자금세탁 혐의는 최고 징역 5년 또는 벌금 30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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