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중독 극복해 목공수로 취업 도운 '국민취업지원'[노동TALK]

  • 등록 2024-12-14 오전 9:16:40

    수정 2024-12-14 오전 9:16:40

[세종=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2023년 6월 인천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툭 치면 쓰러질 것처럼 비쩍 마른 40대 남성 A씨가 고개를 숙인 채 들어왔다. 알코올 중독과 우울증을 앓고 있는 A씨는 하는 말을 알아듣기 힘들 정도로 목소리가 작았다. 오랫동안 직업을 구하지 못하고 동생 명의의 집에 살면서 사회적 관계가 단절된 상태였다. 김은주 상담사에게 A씨는 “내 인생은 실패했다”고 호소했다.

인천고용복지플러스센터 김은주 상담사.(사진=고용노동부)
지난 1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국민취업지원제도 우수사례 콘퍼런스’에서 상담경력 15년차인 김 상담사는 “시급한 개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김 상담사는 A씨가 긴급생계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주민센터를 연계하고, LH영구임대와 희망키움통장을 소개했다. 또 알코올 중독을 극복하고 우울증 해소를 위해 중독관리센터를 찾게 했다. 직업 훈련은 가구 제작 일을 시켰다. A씨가 목공예기능 자격을 갖고 있는 점, 직업선호도 검사에서 예술형이 높은 점에 주목해서다. 올해 9월까지 A씨는 실내 건축설계 디자인캐드 직업훈련 과정을 밟았고 이후 가구공방에 취업했다. 1년째 술을 안 마시며 건강도 회복했다. 김 상담사는 “A씨가 마지막 상담 때 영화 주인공처럼 선글라스를 끼고 나타났다”며 “첫 상담 때와 너무 달라 뿌듯했다”고 했다.

김 상담사가 지원한 것은 ‘국민취업지원제도’였다. 국민취업지원제도는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취업 취약계층에 소득 지원과 맞춤형 취업지원 서비스를 지원하는 제도다. 생계, 의료, 금융을 연계해 복지를 강화했다. 심층상담을 통해 개인별 취업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취업활동에 집중하도록 구직기간엔 구직촉진수당을 지급한다. 취업 이후엔 6개월, 12개월 근속시 각각 취업성공수당을 준다.

이날 콘퍼런스에 참석한 이병희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민취업지원제도는 가장 선진화된 국가고용서비스”라고 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행사에서 김 상담사를 비롯한 38명의 상담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등 4개 기관에 고용부 장관상을 수여했다. 이정한 고용정책실장은 “상담사들의 열정과 정성이 하나둘 모여 국민취업지원제도가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며 “내년에도 폐업 소상공인의 재취업을 돕고 빈 일자리를 채우는 등 노동시장 활성화와 양극화 해소에 큰 힘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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