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지영한기자] ´1·25 인터넷 대란´으로 세인의 따가운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정보통신부에 벌써부터 하마평이 무성하다. 그동안 자부했던 IT강국에 오점을 남긴 이번 사태가 공교롭게도 새 정부의 조각인사와 맞물려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
특히 최근 번호이동성제 도입으로 관련 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리면서 장관 교체가 업계 최대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한 때 이상철 장관의 유임도 점쳐졌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아졌다. KTF 사장공모를 둘러싼 임채정 대통령직 인수위원장과의 구설수 때문인지 당선자 측근들은 "새술은 새부대"론을 흘렸고,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 대란이 사실상 상황을 결정지었다는 분석이다.
현재 정통부 장관 하마평에 오른 인물들은 차기 대선 후보감으로 꼽히는 현역 의원부터 청백리(淸白吏)로 칭송받는 전직 관료, 그리고 대그룹의 유명한 전문경영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 장관 유임설, 인터넷 대란이 잠재워
국민참여센터을 통해 정통부 장관 후보로 추천된 인사중에는 주위에 추천을 강력히 요청, "자가발전"한 케이스도 있다는 전언이다.
현재 정통부 장관으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정치권에서 정동영·김효석·허운나 의원 등이 있고, 전직 관료 출신중에선 이계철 전 정통부 차관이 거론되고 있다. 학계와 재계에선 안문석 고려대 교수와 윤종용
삼성전자(05930) 부회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제2분과 간사로 활동중인 김대환 인하대 교수도 하마평이 무성하다. 전직 차관출신인 신윤식
하나로통신(33630) 회장이나 이남영 숭실대 교수 등도 가능성이 높지 않으나 이름은 거론되고 있다.
◇초선 김효석 의원 부상..정동영 의원도 단골메뉴
정치인중에선 현역의원 배제설에도 불구하고 정동영 의원의 입각여부가 관심대상이다. 차세대 지도자로 부상하기 위해선 국정경험이 필수적인 만큼 새 정부 임기내 정통부 장관에 배려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다만 여소야대인 현실에서 지역구(전주 덕진) 의원이 내년 총선 이전에 움직이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과 함께 새 정부 집권 중반 이후엔 차기를 위해 당에 주력해야 하는 만큼 오히려 빨리 발탁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엇갈리게 나오고 있다.
초선인 김효석 의원도 주목받고 있다. 고시(행정고등고시 11회) 출신으로 중앙대 정보산업대학장과 정통부 산하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을 역임해 전문성을 겸비했다는 점이 장점이다.
현재 재정경제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고, 바로 직전엔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간사로도 활동했다. 이 무렵 ´정보격차해소에관한특별법안´을 발의했을 정도로 IT분야에 관심이 많다. 정동영 의원과 마찬가지로 지역구(담양·곡성·장성)가 걸림돌이다.
◇허운나 의원, 현 장관과는 초등교 동기동창..여성 몫으로 대두
이에 비해 허운나 민주당 의원은 전국구란 점에서 차기 정통부 장관으로 자주 거론된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민주당 전국구 의원 2명의 입각요구를 수용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장관 후보로 급부상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허 의원은 미 플로리다주립대(FSU) 교육공학 박사로 83년부터 정치인으로 입문하기전까지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로 재직해 왔다.
지난 대선 때 민주당 인터넷선거운동본부장을 맡은데다 여성계 몫으로 배려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정통부 내부에선 행정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어 반대기류가 만만찮다. 현 이상철 장관과는 초등학교(서울사대부국) 동기동창이기도 하다.
◇이계철 전 차관, 전문성 겸비한 청백리
전직 관료중에선 정통부 차관 출신인 이계철 전 한국통신공사(현 KT) 사장이 거론되고 있다. 정보통신분야에선 청렴성과 전문성이 돋보이는 인물로 통한다.
고시(행정고등고시 5회) 출신으로 체신부 사무관으로 출발해 경북체신청장, 체신공무원교육원장, 체신부 기획관리실장, 정통부 차관까지 올라 장관 후보 가운데 전문성이 가장 앞선다.
이 전 차관은 공직에서 물러날 때 30여년간 모은 재산이 서울 양천구 목동에 있는 건평 28평짜리 단독주택 한채가 전부일 정도로 청백리(淸白吏)로 유명하다. 정통부 후배들의 신망이 두텁다.
◇정보화 선구자 안문석 교수..김대환 인수위 간사도 하마평
학계에선 정보화분야 선구자인 안문석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가 거론되고 있다. 현 정부에서 전자정부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전자정부의 기틀을 다지는데 일조했다.
안 교수는 미 하와이대 공학박사 출신으로 고려대 기획처장과 정책과학대학원장, 한국정책학회장을 거쳤으며 현재 규제개혁위원장을 역임하고 있다. 행정 전반에 이론과 실무를 겸비했다는 평가다.
한편 재계에선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하마평도 빠지지 않고 있다. 배순훈 전 대우전자 회장과 남궁석 민주당 의원(전 삼성SDS 사장), 이상철 장관(전 KT 사장) 등 최근 전현직 장관들이 연거푸 기업인들로 발탁돼 이같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교수출신으로 현재 인수위 제2분과(산업ㆍ통신 등 담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대환 인하대 교수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그는 현재 새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중인 ´동북아경제 중심국가´마스타플랜을 주도하고 있는 탓에 산자부 장관 하마평도 심심찮다.
이번 인터넷 대란, 번호이동성제 도입에 따른 갈등 등으로 눈총을 받고 있는 정통부의 수장으로 IT강국의 명성을 회복시켜줄 인물이 나타날지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