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A급 전세대란 온다

전셋값 급등, 집주인 전세가 인상
서울지역 멸실가구 9만8천가구
  • 등록 2009-09-01 오전 9:34:49

    수정 2009-09-01 오전 9:34:49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서울 불광동에 사는 황모씨(27)는 요즘 밤잠을 설치고 있다. 내년 4월 79㎡(24평형) 아파트의 전세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만기 때까지는 8개월가량이 남아 있지만 올해 들어 무섭게 뛴 전셋값을 생각하면 두렵기만 하다. 황씨는 1억1000만원에 전세계약을 맺었는데 지금은 1억7000만원까지 뛴 상태여서 재계약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의 전셋값이 급등한 가운데 내년에는 전세대란이 더 심각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셋값이 최근 급등한 탓에 집주인들이 2년 만기가 돌아올 때마다 전셋값을 올려 받으려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서울의 입주물량은 예년에 비해 훨씬 적은 반면 뉴타운 재개발사업에 따른 이주 수요가 집중돼 수급 불균형에 따른 전세난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올 6월 말 기준으로 시가 작성한 주택재개발사업 추진 실적을 살펴보면 내년 서울시내에서 이주 및 철거에 들어가는 재개발 사업장은 67곳 최소 3만1000가구에 달한다. 이들 지역은 2007~2009년 사이에 조합설립과 사업시행인가를 받았으며 이주단계인 관리처분인가까지 진행되지 않은 지역들이다.

여기에 뉴타운 사업장 중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인가를 받을 것으로 추정되는 가구수도 4만9500가구에 달한다. 내년에만 서울에서 8만 가구가 새집을 찾아 나서야 할 상황이다.

서울시는 뉴타운, 재개발 사업을 비롯해 재건축 등으로 사라질 주택멸실 규모를 최대 9만8000가구로 추정하고 있다.

더구나 내년 서울지역 입주물량은 모두 2만8000가구(스피드뱅크 집계)로 추산돼 올해(3만여 가구)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내년 입주 예정 아파트 중 중소형(85㎡이하)은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가 당초 예상한 전세대란 시점은 2010년경인데, 올해부터 전셋값이 급등해 당혹스럽다"며 "집주인들이 올해 급등한 전셋값을 기준으로 가격을 올려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내년 전세시장이 최악의 국면을 맞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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