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심리적 어려움, 취업 실패 등 다양한 이유로 사회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고립 상태’ 청년과 외출 없이 거의 집에서만 생활하는 ‘은둔 상태’ 청년 비율이 서울시 기준 4.5%, 최대 13만명으로 추산됐다. 전국적으로는 61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전문조사기관 피앰아이가 전국 최초로 진행한 ‘서울시 고립, 은둔 청년 실태 조사’ 결과에서 고립·은둔 생활을 하게 된 계기는 ‘실직 또는 취업에 어려움(45.5%)’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심리적, 정신적인 어려움(40.9%)’, ‘다른 사람과 대화하거나 함께 활동하는 등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어려움(40.3%)’ 등의 순이다.
이 조사는 서울시 주관으로 서울시 만 19~39세 청년 5513명 및 청년 거주 5221가구를 대상으로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온라인과 심층 인터뷰 방법으로 진행됐다.
고립·은둔 청년 중 55.6%는 거의 외출을 하지 않고, 주로 집에서만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그러한 생활의 지속기간은 ‘1년 이상~3년 미만(28.1%)’, ‘3년 이상~5년 미만(16.7%)’, ‘10년 이상 (11.5%)’ 순으로 나타나, 은둔 생활이 5년 이상 장기화 된 청년 비율도 28.5%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이와 함께 ‘한국형 외로움 종합 지수’ 조사에서는 한국인 10명 중 3명이 중고도 이상의 심각한 외로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로울수록 점수가 높게 나오는 UCLA 외로움 지수에서 한국인들은 80점 만점에 평균 43.94점으로 중등도 외로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로운 종합 지수’를 함께 연구한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이윤석 교수는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서 하루에 담배 15개비를 피는 것과 비슷한 (나쁜) 효과가 있다”며 “해외에서는 이미 이 ‘외로움’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우리도 이제는 개인의 문제로 치부했던 외로움을 사회 문제의 출발점으로 봐야 할 때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은 2018년 세계 최초로 ‘외로움부 차관’직을 신설했고, 일본은 지난해 2월 ‘고독·고립 담당 장관’을 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