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대병원 의약품 입찰을 포기한 개성약품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개성약품은 국내에서 가장 큰 의약품 도매상중 하나다.
제약업계에서는 정부가 오는 10월부터 시행키로 한 `시장형실거래가상환제`라는 새 약가제도가 종합병원의 의약품 확보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제도는 병원이 의약품을 보험상한가보다 싸게 구매할 경우 차액의 일부를 해당 병원에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문제는 정부가 종합병원에서 실시하는 공개입찰에도 이 제도를 적용키로 방침을 세우면서 촉발됐다. 도매상이 입찰을 통해 의약품을 싸게 공급하면 보험상한가와의 차액을 병원에 인센티브로 제공하고 이때 해당 의약품 약가는 이 제도의 취지에 맞춰 인하하겠다고 방침을 세운 것이다.
그러자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도매상이다. 저가로 낙찰할 경우 제약사로부터 의약품을 공급받을 수 없어 병원과의 입찰에 응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개성약품은 지난해 연 매출 1100억원을 올린 `플라빅스`의 가격을 27%로 인하시켜 공급했지만 이제는 바뀐 규정으로 인해 저가 공급이 불가능해졌다는 얘기다.
그는 "제약사의 의견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의약품을 저가로 공급하면 자칫 큰 소송에 휘말릴 수도 있다"며 "이대로라면 회사가 망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고 우려했다.
그는 정부의 새 약가제도로 인한 부작용이 환자들의 피해로 돌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작년에 공급한 2000여개 품목중 2개 품목의 공급이 차질이 빚어지자 서울대병원으로부터 제재를 하겠다는 경고를 받았을 정도로 의약품 공급은 환자들에게 중요하다"며 "자칫 의약품 공급이 큰 차질이 빚어진다면 환자들이 제때 약을 복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환자가 약을 복용할 수 없게 된다면 어떤 문제가 생길지 정부는 고민해야 한다"며 "현장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고려해 정책에 반영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