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수소 입찰’ SK·한화 '참전'…포스코·고려아연 '시기상조'

국내 청정수소 생태계 조성 기반 마련
업계 “낙찰되면 국내 투자 시동”
해외 진출 사업자들은 국내 판매 '시기상조' 판단
  • 등록 2024-10-31 오전 6:00:00

    수정 2024-10-31 오후 2:05:08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국내 대기업들이 세계 최초로 우리 정부가 마련한 ‘청정수소 발전 입찰시장’에 참여하기 위해 치열한 눈치작전을 펼치고 있다. 안정적 수요 기반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해외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 대부분은 올해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다.

29일 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가 올해 첫 시행하는 ‘청정수소 발전의무화제도(CHPS) 입찰’에 SK E&S, 한화그룹 등이 참여를 준비 중이다. 다만 현재 해외에서 협력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포스코홀딩스와 SK에코플랜트, 고려아연 등 일부 주요 대기업들은 올해는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딜로이트 2023 글로벌 그린수소 전망
청정수소 발전 입찰시장은 청정수소를 연료로 사용해 생산한 전기를 구매·공급하는 제도로, 높은 가격 부담으로 인해 수요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정수소 개발 사업자들에게 중요한 기회가 될 전망이다. 청정수소 인증기준에 따르면 수소 1kg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4kg CO2eq 이하이어야 하며, 이번 입찰의 공급량은 6500GWh, 계약기간은 15년이다. 2028년까지 발전이 시작되어야 한다.

청정수소는 가스에서 탄소포집하는 과정을 통해 만드는 ‘블루수소’,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수전해 방식의 ‘그린수소’를 일컫는다. 이번 입찰의 핵심은 우선 가격이다. 평가 항목에서 가격 요소가 60%, 비가격 요소가 40%를 차지한다. 비가격 요소는 탄소배출량과 더불어 연료 조달 안정성 측면에서는 단순 수입보다 직접 개발에 참여하는 사업자가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임팩트 ‘대산 수소터빈발전 실증 기념식’ 당시 현장 모습. 사진=한화임팩트
SK E&S는 2028년을 목표로 총 사업비 5조원 이상의 대규모 프로젝트인 충남 보령 블루수소 생산 생태계 구축을 파트너사와 함께 추진 중이다. 이번 입찰이 SK E&S의 블루수소 생산 확대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SK E&S 관계자는 “입찰 참여를 준비 중”이라며 “낙찰 시 본격적인 블루수소 구축에 대한 투자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호주 바로사 가스전에서 내년 하반기 상업 생산 예정인 LNG를 확보해 블루수소 생산에 투입할 예정이다.

한화임팩트와 한화파워시스템은 올 초 100% 수소 연료로만 작동하는 80MW(메가와트)급 중대형 수소터빈 가동에 성공했다. 이는 기존의 수소 혼소발전에서 한 단계 발전한 단계다. 한화그룹 역시 이번 입찰을 계기로 실증 수준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도약의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 성장 전략으로 ‘트로이카 드라이브(Troika Drive)’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는 고려아연은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호주 퀸즐랜드에 위치한 ‘SunHQ’ 그린수소 생산 공장에서 연간 155t의 그린수소를 생산해 암모니아 형태로 국내에 들여온단 계획이다. 이 밖에 호주와 오만 등에서 다양한 협력사들과 그린수소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포스코홀딩스와 호주, 캐나다 그린수소 사업에 진출한 SK에코플랜트도 올해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재생에너지 확보 및 운송 비용 부담이 극복 과제로 꼽힌다.

입찰제안서는 지난 21일부터 접수 중이며, 12월 초중반 낙찰자가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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