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분당급신도시 놓고 `좌충우돌`

신도시 언급 6개월 동안 혼선 되풀이
  • 등록 2007-06-01 오전 10:09:07

    수정 2007-06-01 오전 11:07:14

[이데일리 남창균기자] 정부는 작년 10월 예고된 분당급 신도시의 위치와 갯수, 발표시기를 놓고 혼선을 거듭해 왔다. 이런 와중에 정책 신뢰성은 바닥으로 떨어지고 시장불안만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위치 = 이용섭 건교부 장관이 지난 1월 텔레비전의 한 프로그램에서 분당급 신도시 위치와 관련 "강남과 가까운 거리에 있어야 한다"고 언급하자, 광주 오포-용인 모현이 후보지로 급부상했다. 이 지역은 올 봄 땅값과 집값이 급등하는 등 후유증을 심하게 앓았다.
 
이 장관의 사려깊지 못한 발언으로 시장 불안이 초래되자 정부는 "분당급 신도시는 6월에 발표한다는 것 이외에 정해진 것이 없다"라는 원론적 대응을 원칙으로 삼았다.

◇갯수 = 이같은 원칙은 또 다시 무너졌다. 조원동 재정경제부 차관보가 "분당급 신도시 2곳 동시 발표"(5월18일)를 언급한 것이다. 이같은 발언은 물밑으로 잠복했던 신도시 이슈를 끌어올렸으며 시장불안의 단초를 제공했다.
 
건교부가 5월 22일 `분당급 신도시는 1곳`이라고 서둘러 못박고 나선 것은 불필요한 논란으로 부동산 시장이 불안해지는 것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서종대 주거복지본부장은 "분당급 신도시는 애당초부터 1곳를 염두에 두고 작업을 해왔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동안 건교부는 후보지 5-6곳에 대한 검토를 마치고 예비 후보지에 대한 투기방지대책 등 사후 보완조치를 마련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기 = 분당급 신도시가 이슈로 떠오르면서 여기저기서 후보지가 흘러나왔다. 이 가운데 `동탄신도시 동쪽`, `용인시 남사면`은 기정사실처럼 굳어지면서 부동산 값이 들썩였다. 후보지가 구체적으로 거론되면서 일각에서는 부동산시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발표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발표시기를 늦출수록 땅값만 더 올라, 신도시 개발에 부담을 준다는 게 이유다.
 
현재로서는 정부가 분당급신도시 카드를 통해 얻은 것보다는 잃은 게 많은 것으로 보인다. 모처럼 안정세를 찾아가던 부동산시장이 신도시를 재료로 삼아 다시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분당급신도시 관련 발언 일지
2006년10월23일 : "분당급 규모이상의 신도시 건설하겠다"(추병직 전 건교장관)
2007년1월12일 : "버블세븐 대체할 수 있는 곳"(이용섭 건교장관)
2007년1월16일 : "후보지 검토중, 늦어도 6월전에 확정하겠다"(이춘희 건교차관)
2007년1월21일 : "강남권 대체할 수 있는 거리에 있어야"(이용섭 건교장관)
2007년4월2일 : "오는 6월 예정대로 발표하겠다"(이용섭 건교장관)
2007년5월18일 : "분당급신도시 2곳 동시발표"(조원동 재경차관보)
2007년5월22일 : "분당급신도시는 1곳만 검토"(서종대 건교 주거복지본부장)
2007년5월29일 : "내게는 입이 없다. 아무 말도 못한다"(권오규 부총리)
 
▶ 관련기사 ◀
☞화성 동탄일대 `땅사자` 문의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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