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vs 중기중앙회 갈등 빚나…곳곳 잡음

중기부, 노란우산공제개편부터 협의체 신설까지
중기부의 중기중앙회 길들이기 해석
"중기부의 견제" vs "중앙회 보완 차원"
  • 등록 2023-06-25 오후 2:28:04

    수정 2023-06-25 오후 7:42:35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의 관계가 삐걱대고 있다. 노란우산공제 개편, 혁신기업중앙회 신설 등을 두고 갈등을 빚으면서 외부로 파열음이 새어 나오는 모습이다. 그동안 물밑에서 벌여온 양측의 힘겨루기가 본격화했다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김기문(왼쪽부터) 중소기업중앙회장,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5월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5일 업계에 따르면 중기부와 중기중앙회의 갈등이 가시화되고 있다. 혁신기업중앙회 신설이 대표적이다. 중기부는 현재 이노비즈협회(기술혁신중소기업협회), 메인비즈협회(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와 혁신기업중앙회라는 이름의 중소기업 정책 협의체 신설을 추진 중이다.

중기부는 이노비즈협회, 메인비즈협회 측에서 먼저 협의체 신설을 요청했으며 부처는 검토·승인하는 역할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중기부가 새 협의체를 통해 기존 정책 파트너인 중기중앙회를 견제하려는 의중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중기부와 중기중앙회는 노란우산공제 개편을 두고도 갈등을 빚고 있다. 노란우산공제는 소기업·소상공인의 생활 안정과 노후 보장을 위한 공적 공제 제도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이 23대 회장직을 지낼 당시인 2007년 도입해 21조4000억원(2022년 기준) 규모로 키웠다.

노란우산공제의 감독기관인 중기부는 최근 노란우산공제 수익률이 떨어지고 탈퇴가 늘면서 제도 손질에 착수했다. 그 결과로 지난달 25일 ‘노란우산공제 혁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중기중앙회는 노란우산공제 사업을 ‘혁신’ 대상으로 치부한 것에 반발했고 결국 발표 계획이 취소됐다.

중기부와 중기중앙회는 상호 협의를 지속 중이며 조만간 결과를 발표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양측의 이견이 상당한 데다 기존 계획 취소로 사이가 틀어지면서 논의가 장기화할 것이란 게 내부 전망이다.

업계에선 중기부와 중기중앙회의 물밑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고 해석한다. 양측의 갈등은 오래전부터 반복돼 온 문제지만 중기중앙회의 대외적인 위상이 높아지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 특히 중기중앙회가 자체 발언권과 영향력을 키우면서 정부·국회와 직접적인 소통이 늘었고 이에 중기부가 견제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 부처는 예산 편성이나 입법 등의 절차가 있어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반면, 중기중앙회는 선제적으로 현장 목소리를 내고 답변을 이끌어 내는 정무적 능력이 탁월하다”며 “중기중앙회가 꺼내는 의제를 중기부가 뒷받침하는 구조가 되다 보니 중기부 내부적으로 불만이 쌓여왔다”고 전했다.

반면 노란우산공제 개편, 혁신기업중앙회 신설 등 중기부 추진 방안이 합리적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중기중앙회가 경제5단체로 중소기업계를 대변하는 가장 큰 단체이긴 하지만 기업 현장의 모든 목소리를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중기중앙회가 아주 날카로운 현장의 목소리는 듣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며 “중앙회 회원사가 아닌 혁신 벤처기업 등 젊은 조직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중기부가 새로운 협의체 설립에 나선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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