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국내 중후장대 기업들이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달성을 위해 직접 팔을 걷어부치고 있다. 생산 공장 등 유휴부지를 활용해 자체 전력 생산·소비에 나서며 전력계통 지연 등의 문제를 극복하고 있는 것이다.
태광산업이 지난달 울산공장의 직원 주차장 부지를 활용해 1MW(메가와트)급 태양광 설비를 준공했다. 섬유생산 공장으로 특수업종 규제에 막혀 공장 옥상이 아닌 주차장 부지를 활용했다. 자가소비형으로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대비는 물론 RE100 이행과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기대된다.
동국제강도 지난 3월 총 125억원을 투자해 포항공장 3개동, 5만평 부지의 지붕에 10MW급 자가발전설비를 구축했다. 연간 13GWh(기가와트시)의 전력을 생산, 전기료 연간 15억원을 절감하고 6000톤의 탄소저감 효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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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국내 최초로 제3자 PPA(전력구매계약)을 맺고 신축 충주공장 지붕에 6MW급 설비를 구축해 본사 공장 기준 RE100을 달성한 현대엘리베이터는 본사 공장에 캐노피를 설치해 추가로 자가발전 설비를 구축한데 이어 주차장, 충주서비스 부품센터, 천안물류센터 등에도 약 1.5MW가량의 자가소비형 태양광 설비를 구축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최근 건설기계 분야 세계 최초로 글로벌 RE100에 가입해 국내외 사업장에 태양광 자가발전과 PPA를 활용해 RE100을 달성하겠단 계획을 내놨다. HD현대인프라코어의 국내 사업장 건물 지붕과 주차장 부지를 활용해 태양광 자가발전 설비를 구축 중이다.
주요 대기업들이 속속 태양광 자가발전 설비 구축에 돌입하면서 주요 RE100 이행 수단으로 자리잡을지 주목된다. 국내 대기업들 대부분이 녹색 프리미엄과 REC 구매 등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애플 등 주요 글로벌 RE100 달성 기업들은 질적으로 재생에너지 순증 효과 등을 감안해 PPA나 자가발전 등을 통한 RE100 이행 요구를 강조하고 있다.
자가소비형이 늘어나는 이유는 RE100 이행과정에서 국내 기업들이 가장 애로를 호소하는 지점인 재생에너지 공급부족을 돌파할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기 때문이다. 초기 설치비 부담과 유지관리 부담이 있지만, 계통연결 문제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여기에 산업단지 내에 위치해 이격거리 규제 등 국내 태양광 설비의 주요 걸림돌에서 발전사업 허가를 받지 않아도 가능하다.
다만 태양광발전의 단점 중 하나인 간헐성을 극복하기 위해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통한 유연성 확보, 즉 재생에너지 발전과 소비를 일치시키는 문제는 극복해야할 과제이다. 아직 ESS는 화재위험과 높은 비용 부담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