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전 세계적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항공업계도 친환경 연료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속가능항공유(SAF·Sustainable Aviation Fuel)가 주목받고 있지만 정유업계의 투자는 아직 신중한 모습이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 특히 세액공제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S-OIL(에쓰오일)은 1일 인천공항-도쿄 하네다공항을 정기 운항하는 대한항공 여객기에 SAF를 주 1회 공급한다고 밝혔다. 국내 공항에서 출발하는 상용운항 정기노선 여객기에 국내 생산 SAF를 공급하는 것은 사상 최초다.
| S-OIL은 지난 3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인천국제공항공사, 대한항공 등과 함께 국산 지속가능 항공유(SAF) 상용운항 첫 취항식을 개최하고, 대한항공 인천-하네다공항 운항 국제선 여객기에 에쓰-오일이 생산한 지속가능항공유(SAF)를 공급하기로 했다. 사진 왼쪽부터 오종훈 SK에너지 사장, 안와르 에이 알-히즈아지 에쓰오일 대표이사,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등 주요 참석자가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에쓰오일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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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항공·정유업계는 지난달 30일 SAF 상용 운항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국내 정유사가 생산한 SAF를 활용한 국제 노선 정기 운항이 시작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인증한 세계 20번째 SAF 급유국으로 자리 잡게 됐다.
그러나 SAF는 기존 항공유 대비 2~4배가량 비싸 대규모 생산 및 공급을 위한 정유업계의 투자가 필수적이란 지적이 나온다.
실제 정유업계는 SAF 생산을 위한 대규모 투자에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MOU에 참여한 S-OIL, SK에너지, HD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한화토탈에너지스 5개사들은 2030년까지 6조원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국내 시장 수요가 불확실해 시설투자에 따른 수익성 확보에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SAF는 미래 성장 동력으로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경제성이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올 하반기 에쓰오일은 별도 시설 구축에 대규모 투자를 할지 외부 연구용역을 의뢰해 경제성을 평가한다. HD현대오일뱅크도 기존 공정을 HVO (Hydrotreated Vegetable Oil) 제조 공정으로 전환할지 여부를 중장기 계획으로 놓고 투자를 검토 중이다.
국내 SAF 생산은 아직 초기 단계로 유럽 등 주요국과 비교해 기술력과 원재료 확보면에서 다소 뒤처져 있다. 국내 SAF 생산은 바이오매스 기반의 원료를 활용한 공정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기존 정유공정과 호환이 가능하지만 생산비용이 높고 원료 확보도 어렵다.
이에 정유업계는 SAF 투자 적기를 놓치지 않도록 정책적 지원이 조속히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SAF를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해 세액공제율을 15%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올 초 정부가 신성장 사업화 시설에 항공유 생산시설을 추가하면서 세액공제율이 6%로 확대됐지만, SAF는 국가전략기술에 포함되지 않았다.
윤창현 산업통상자원부 자원산업정책국장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필요한 부분이어서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 처리해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시설투자가 적기에 이루어지기 위한 국가전략기술 투자세액공제 제도로의 인센티브 상향과 미국과 일본 등에서 시행 중인 생산세액공제 제도와 같은 생산비용 부담완화 방안 마련에 대해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