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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이데일리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기간별 정기예금 만기도래 현황을 집계한 결과 최근 3개월(9월~11월) 내 만기도래액은 35조219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올해 2분기(4월~6월) 동안 불어난 5대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이 16조9358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2배가 넘는 수치다. 이달(9월)에만 10조원에 육박하는 9조6786억원의 정기예금 만기 잔액이 돌아온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고 레고랜드 사태까지 겹치면서 은행 예금금리가 급등함에 따라 예금유입액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금융권에서는 정기예금이 5% 이상 치솟으면서 고금리 경쟁이 불이 붙었었다.
1년이 지난 현 시점에 대규모 자금의 이탈을 막기 위한 은행들의 고금리 마케팅은 하반기에 집중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정점에 무게가 실리면서 고객들 사이에서도 ‘고금리 막차’ 수요 분위기가 퍼지는 모습이다.
정성진 KB국민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금리 고점을 예상하는 시그널이 많아지면서 예금을 하는 고객들은 금리가 다소 떨어지라도 다시 예금에 자금을 묶어 놓는 경향이 있다”면서 “여전히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성 자금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으로, 올 하반기부터 도래하는 대규모 예금잔액 물량이 다시 예금으로 쏠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시중은행 중심으로 총 수신 잔액이 늘어나고 있어 이들의 자금 운용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라면서 “만기 도래하는 예금 상품들은 현 시점에서 가장 고금리 상품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 교수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올해 말을 정점으로 내년 초엔 둔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있기 때문에 이를 고점으로 받아들이고 1년 이상 장기 예금을 선호하는 고객들도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