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4월 산업생산 결과는 예상외로 높았던 1분기 성장의 조정 정도로 받아들여야 하며 최근의 지표 악화를 경기의 하강신호로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하다는 주장도 강력하다. 환율과 유가가 현재로서도 성장률 훼손의 큰 요인이지만 추가 악화가 아니라면 이제는 그 효과가 희석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기사는 5월30일 오전 10시13분 이데일리 유료 뉴스인 `마켓플러스`에 이미 게재됐습니다. )
◇ 경기 꺾였다..글로벌 경기 둔화 조짐, `수출 비상 + 내수 호조 끝물`
경기가 꺾였다고 주장하는 쪽의 근거는 수출 둔화 조짐, 그리고 이를 상쇄해줘야할 내수가 호조세의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2002년을 바닥으로 4년째 상승기조를 보여왔던 글로벌 경기가 이제 금리인상의 효과 등으로 조정국면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오상훈 중소기업연구원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경기가 막바지에 이른 것 같다. 올해를 변곡점으로 내년과 후년 조정국면이 예상된다"며 "우리 수출은 글로벌 경기를 따라가는데 하반기 약화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율 하락으로 인해 기업들이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고 물량 주도로 밀어내기식 수출도 이제 막바지라는 게 그의 지적이다.
그는 "작년에 기업실적이 좋아 돈이 많이 풀리면서 소비 효과가 컸고 주가 등 자산 가격의 상승도 소비 진작에 도움을 줬지만 이제 주가, 부동산 등이 다소 조정을 받는 형국이라 소비도 더이상 개선되기를 기대하기는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오석태 한국씨티은행 경제분석팀장도 "4월 산업생산의 부진은 의미있는 둔화"라며 "성장 모멘텀이 약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내수 회복 역시 그렇게 강하지 않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오상훈 이코노미스트와 오석태 팀장은 이같은 경기 둔화 가능성으로 한국은행이 올해 남은 기간에 콜금리 인상을 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달초 "5월에 콜금리를 올리지 못하면 앞으로는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했던 오 팀장은 이날 "산업생산 결과는 올해 콜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란 우리의 전망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일시적인 조정, 경기급랭 없다"..환율과 유가 주목
그러나 일시적인 조정일 뿐 본격적인 경기 하강의 시점은 아니라는 반박도 강력하다. 일부에서는 `안정적인 성장`의 단계에 도달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임지원 JP모건 박사도 4월 산업생산에 대해 조정의 시각을 유도했다. 하반기에 3%대 성장은 다소 이른 판단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전년동기비로 나오는 수치보다 전월비 혹은 전기비로 본다면 근 폭의 둔화가 아니라 일시적인 조정이라는 점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충고했다.
임 박사는 "환율이나 유가 국내 부동산 문제가 분명 리스크 요인이기는 하지만 하반기 4% 이하로 가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면서 "4% 이하가 아니라면 지금 이 시점을 경기가 꺾이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무리다. 조정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가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급랭은 아닐 것이며 환율이 지금보다 더 내리지 않는 이상 수출이 충분히 견뎌낼 수 있다는 것.
임 박사는 "환율이 기업수익에 악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최근까지는 글로벌 경기가 좋아 수요가 있어 수출 단가를 올리면서 견뎌낼 수 있었지만 이제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면 그것도 힘들어진다"면서도 "원화의 절상폭이 과도했던 만큼 환율 측면에서의 추가 악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 박사는 하반기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 높아질 것이고 환율도 추가로 내리지 않고 부동산 문제도 다시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라 금통위가 콜금리를 올해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