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록의 미식로드] 시원·칼칼, 매콤·쫄깃, 보은 '달인'의 맛

일미식당의 '꼬막짬뽕'
고바우순대의 '순대전골'
  • 등록 2021-02-19 오전 8:00:00

    수정 2021-02-19 오전 8:00:00

‘밥때’만 되면 외지인들이 몰리는 일미식당의 꼬막짬뽕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한적한 시골마을인 충북 보은 마로면 관기리. 마을 주민 외에는 인적이 거의 없는 이 동네에 ‘밥때’만 되면 외지인들이 몰려온다. ‘꼬막짬뽕’이라는 생소한 짬뽕으로 유명한 중식당이 있어서다. ‘최고의 맛’이라는 뜻의 가게명을 내건 ‘일미식당’이 바로 주인공. 혹시나 하는 마음에 평일 점심시간이 지나 찾아갔지만, 식당 안은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였다. 사람들 앞에 놓인 음식을 살펴보니 ‘반’은 짬뽕을, ‘반’은 자장면을 시켜놓았다. 둘 다 시켜놓고 맛보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꼬막짬뽕을 시켜 맛보았다.



이곳 꼬막짬뽕의 특징은 진한 국물에 비해 짜거나 맵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에 그냥 삶아 먹어도 맛있는 생꼬막을 버섯과 꼬시래기에 숙성시켜 향과 감칠맛을 더했다. 이집 여주인은 “꼬막을 넣으면 시원하고 담백하다”면서 “매일 대전농수산물시장에서 꼬막을 공수해 온다”고 귀띔했다.

꼬막을 따로 찌는 것도 이 집만의 비법. 양배추 위에 꼬막을 올려 양배추의 수분으로만 익혀낸다. 양배추에서 우러난 단맛과 구수한 맛이 꼬막에 스며든다. 짬뽕에서 꼬막만 따로 건져 먹으면 시원하면서 씹을수록 단맛이 난다. 육수를 만드는 비법도 다른 중식당과는 조금 다르다. 먼저 데친 홍합과 건새우를 다진 후 김에 말아 오징어 배 속에 넣고 쌀뜨물에 우려낸다. 끝으로 오징어 육수에 무, 다시마, 고추씨를 끓여 육수를 만든다. 마지막 비법은 ‘면’이다. 일반 칼국수처럼 굵고 넓은 면을 사용 것도 이 식당만의 특징이다.

이 집 단골들만 아는 또 다른 대표 메뉴는 자장면이다. 콩을 웍에 볶아 수분을 날린 후 그 위에 늙은 호박을 올려 끓여내는 것이 이집 자장면 맛의 비결이다. 여기에 3년 숙성한 꾸지뽕청을 한 국자 넣어 단맛과 향을 배가시켰다.

충북 보은 읍내 터미널 뒤편 먹자골목에 자리한 고바우순대의 순대전골


보은 읍내 터미널 뒤편 먹자골목에도 꼭 맛보고 가야 할 음식이 있다. 골목에는 서너개 정도 순대전문점이 문을 열고 있는데 그중에서 나란히 마주보고 있는 고바우순대에서 순대전골을 맛보았다. 매콤하고 쫄깃한 식감이 돋보이는 음식으로, 전골을 다 먹고 난 후 볶음밥을 해 먹는 게 순서다. 순대는 채소 하나 없이 당면으로 꼭 차 있는데, 하루 두번 4시간씩 끓인 육수에 삶아내 간을 하지 않아도 감칠맛이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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