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제품 일색이던 1조 송풍기 시장…국산화 앞장선 ‘이 회사’

공조용 송풍기 시장 1위 ‘금성풍력’
날개 금형 국산화 성공…인천공항 등에 공급
국내 최대 규모 생산시설에 R&D 투자 지속
반도체 클린룸 외산 사용 여전…“공략 본격화”
2030년 1000억 매출 목표…에너지 절감 기대
  • 등록 2024-11-17 오후 12:00:00

    수정 2024-11-17 오후 12:00:00

[울산=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국내 송풍기 시장은 외산이 잠식해 왔습니다. 이를 방어하고자 연구개발(R&D)에 매진했고 국산화에 성공했습니다.”

정형권 금성풍력 대표는 지난 15일 울

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중소기업 기술·경영 혁신대전’에서 자사 송풍기를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중소기업 기술·경영 혁신대전은 중소기업의 혁신 성과를 공유하고 유공자를 포상하는 행사로 정 대표는 이 자리에서 산업포장을 수상했다.

정형권 금성풍력 대표가 지난 15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중소기업 기술·경영 혁신대전’에서 자사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노비즈협회)
지난 1979년 설립한 금성풍력은 국내 공조용 송풍기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공기순환에 사용하는 송풍기는 공조용, 산업용, 건설용으로 구분되며 전체 시장이 약 1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 시장은 과거 수입품이 독점했으나 금성풍력이 송풍기의 핵심 부품인 날개 국산화에 성공하며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했다.

정 대표의 부친인 정동기 창업자는 1996년 국내 최초로 날개 금형을 개발했고 이를 바탕으로 송풍기용 원심팬인 ‘에어포일팬’을 선보였다. 비행기 날개 단면을 응용한 에어포일팬은 소형 크기에 고효율, 저소음 등을 자랑한다. 현재 인천공항을 비롯한 다수의 산업 현장에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정 대표는 “송풍기의 핵심은 날개 자체개발 여부에 달렸다”며 “금성풍력은 공장에서 원재료부터 조립까지 송풍기 제작의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에어컨과 히터가 없는 인천공항에 찬바람과 더운 바람을 적재적소에 불어넣을 수 있는 비결”이라며 “국내 굴지의 대기업 반도체 공장에도 창문 없이 송풍기를 통해 공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대다수 반도체 공장에서는 수입산 송풍기를 사용 중이다. 정 대표는 “반도체 공장은 까다로운 생산 환경을 갖춘 만큼 국산 제품을 쓰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며 “공조용 송풍기 시장에서는 외산 비중이 30~40% 정도로 줄었지만 여전히 반도체 시장에서는 80%를 차지한다”고 토로했다.

정 대표는 국산화를 통해 수입을 대체해 나가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한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금성풍력은 2017년 충남 아산에 2만㎡(약 6000평) 규모의 신축 공장을 구축해 송풍기 단일공장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R&D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2021년 고온에도 작동 가능한 화재 확산 방지 송풍기 ‘스모키 월’을 개발해 특허를 취득했다. 2022년에는 ‘전자제어(EC) 팬’을 국산화하고 송풍기 분야 국제 표준인 미국 ‘공기시스템인증’(AMCA)을 획득했다.

내년에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 생산시설에 필수적인 클린룸에 들어가는 외기조화기용 송풍기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외기조화기용 송풍기는 주로 대기업에서 사용하는 만큼 안정적인 매출도 기대된다. 지난해 339억원의 매출을 올린 금성풍력은 2030년 10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 대표는 “송풍기 효율이 5% 향상되면 연간 약 936만 5000tCO₂(이산화탄소 환산톤)을 감축하고 연간 1조 5000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통계가 있다”며 “R&D를 통해 수입 대체는 물론 에너지 소비 절감 등의 효과를 일으키겠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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