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10일 리튬을 정제한 탄산리튬 가격은 kg당 69.5위안화를 기록했다. 2022년 11월 고점에서 무려 88% 하락했다. 이에 신재 대비 재활용 소재의 가격 경쟁력도 크게 떨어졌다. 리사이클링 신규 진입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피드스탁(폐배터리) 확보는 어려워지고 메탈 가격 하락으로 재활용 소재의 가격적 매력이 줄어들게 됐다.
IS동서와 성일하이텍 등 폐배터리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기업들은 재무적 부담에 더해 현재의 시장 악화와 맞물리며 실적이 하락하고 있다. 성일하이텍의 경우 헝가리 공장의 재가동과 군산 하이드로센터의 3공장 가동 등으로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으나, 여전히 매출 부진과 영업 적자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투자비용이 사업성 악화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성일하이텍은 최근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2.6%나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적자로 전환했다.
폐배터리 사업의 또 다른 문제는 기술적 난제와 규제의 부재다. 배터리의 구성은 다양해지고 있으며, 특히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의 보급 확대로 인해 기존의 재활용 기술이 맞지 않는 배터리들이 등장하고 있다. 많은 국가에서 배터리 재활용을 의무화하는 규제가 미흡해 기업들이 배터리 폐기를 선호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배터리 재활용을 의무화하는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폐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하락과 시장 불확실성 속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이용욱 연구원은 “메탈가격이 급락하고 다수의 시장참여자들이 진입해 시장은 단기적 왜곡을 겪고 있지만 구조조정을 견디고 살아남는 업체는 향후 고성장하는 시장의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너지 분야 조사기관은 RMI에 따르면 2023년 리튬, 니켈, 코발트 생산 중 리사이클링 비중은 5%이지만, 2040년은 30~40%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