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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미국이 이스라엘·하마스 휴전을 촉구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단독으로 반대표를 던지면서 외교적으로 고립됐다”고 평가했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전날 아랍에미리트(UAE)가 제출한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결의안에 대해 표결을 진행했으나, 상임이사국인 미국의 반대로 채택이 무산됐다.
결의안이 통과되기 위해선 안보리 15개 이사국 가운데 9개국 이상의 찬성 및 미국·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 등 거부권을 가진 5개 상임이사국 전원 찬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천명한 미국이 유일하게 거부권을 행사하며 결의안은 통과되지 못했다.
실제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아랍 국가들은 크게 반발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은 이날 미국의 결의안 거부와 관련해 “공격적이며 부도덕하며, 인도주의 원칙과 가치에 대한 노골적인 위반”이라며 “이스라엘이 저지른 전쟁범죄에 스스로를 연루시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가자지구 어린이들의 희생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타르·이집트·요르단·사우디아라비아·튀르키예 등의 외무장관들도 전날 워싱턴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만나 실망감을 표하며 이스라엘이 휴전을 수용하도록 미국이 더욱 광범위한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폭격해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살해한 것은 전쟁범죄”라며 “전투가 이어지는 한 미국의 전후 계획도 돕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사우디 외무장관은 “휴전을 더러운 말로 보는 (미국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고, 무함마드 아부샤합 UAE 차석대사는 “가자지구 폭격 중단 요구에 단결할 수 없다면 우리가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미국과 적대하는 국가들뿐 아니라 우방국 및 국제단체들까지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니콜라 드 리비에르 유엔 주재 프랑스 대사는 “테러와의 전쟁과 민간인 보호 사이에 어떤 모순도 없다”며 “안보리가 또 한 번 실패했다”고 꼬집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에이브릴 베누아 사무총장은 “미국이 인류에 반하는 표를 던졌다”며 “거부권을 행사해 가자지구 대학살에 연루됐다”고 지적했다.
네타냐후 총리만이 “올바른 선택”이라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는 “하마스 제거를 지지하면서 (동시에) 하마스 제거를 막는 전쟁 중단을 지지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다른 국가들도 이해해야만 한다”며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제거하고 우리가 정한 다른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정당한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