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102개 깔아도 거뜬.. 스마트폰 TB 시대

서버 넘보는 내장 메모리 탑재
삼성 갤럭시S10에 1TB 탑재.."프리미엄PC 수준"
고용량 데이터활용 작업 쉽게 처리
멀티카메라ㆍ슬로이미지 등 신기능 제공에도 필수
  • 등록 2019-02-15 오전 7:47:27

    수정 2019-02-15 오전 7:47:27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스마트폰 성능이 이제 서버를 따라잡기 시작했다. 특히 다음주 선보일 삼성전자(005930)의 갤럭시S10에 1TB(테라바이트) 저장용량을 탑재하기로 하면서 5세대(5G) 이동통신과 함께 ‘데이터 빅뱅’ 시대에 맞춘 스마트폰 제조사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14일 삼성전자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10에 최대 1TB 용량의 내장형 메모리(eUFS)를 탑재한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5세대 V낸드 기술을 이용해 만든 모바일용 1TB eUFS 2.1은 지난달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다음달 출시될 갤럭시S10을 통해 처음 세상에 선보인다.

수십~수백MB 앱 100개씩 설치하는 이용자 행태를 잡아라

TB는 GB(기가바이트)보다 한 단계 위의 저장용량 단위로 1TB는 1024GB에 해당한다. 삼성전자를 기준으로 보면 2015년 1월 128GB, 2016년 2월 256GB, 2017년 11월 512GB에 이어 거의 1년마다 스마트폰의 저장용량이 두배씩 늘어난 셈이다. 1TB는 현재 고급형 PC 수준으로 머지 않아 엔트리(Entry) 수준 서버 용량까지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스마트폰 성능은 이미 PC를 따라잡은지 오래다. 두뇌 역할을 하는 모바일용 프로세서(AP)의 경우 PC와 같은 64비트 성능을 지원한 지 오래이고, 이제 저장용량까지 어지간한 PC를 능가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스마트폰 저장 용량의 증가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000660) 등 주요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의 실적발표 설명회(IR)에서도 늘상 언급되는 흐름이다.

이토록 용량이 늘어나는 것은 △스마트폰의 쓰임새가 갈수록 다양해지면서 저장할 콘텐츠가 늘어나고 △네트워크 기술의 발전으로 고용량 콘텐츠가 증가하는 추세가 작용한다.

우선 모바일 앱(App·응용 프로그램)의 이용이 활발해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기준 디지털 마케팅 기업 모비데이즈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미국·일본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평균 84개 앱을 기기에 설치하고 한 달 평균 30개 앱을 이용한다고 응답했다. 한국의 경우 평균 102개 앱을 설치했다고 응답했다.

이로 인해 필요한 용량도 계속 늘고 있다. 애플 iOS 기준으로 네이버 바이브 앱은 91.4MB, 쿠팡 앱은 73MB, 메가박스 앱은 58.8MB, 카카오뱅크 앱은 191.4MB 등 전반적으로 높은 용량을 보인다. 게임의 경우 적게는 100MB대부터 400MB를 상회하는 경우도 흔하다.

여기에 사진은 물론 동영상 촬영, 메신저를 통한 각종 파일·정보 전송, 은행·주식 거래부터 암호화폐 전자지갑까지 핀테크 분야 이용 등이 결합되면서 스마트폰은 ‘모든 것의 플랫폼’으로 변해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예 엔트리급 서버 역할을 한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겠나”라고 표현할 정도다.

외장 메모리 필요 줄어들고 멀티카메라 신기능 적용도 가능

앞서 이미 이용자들이 데이터 보관을 위해 외장 메모리카드를 구매해왔는데, 이런 수요를 고려할 때 아예 내장 메모리 용량을 늘리는 흐름도 자연스럽다. 내부 저장장치에서 데이터를 불러오면 반응·처리속도도 더 빨라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TB eUFS는 소비자들이 스마트폰 용량 확대를 위해 주로 사용하는 마이크로SD보다 읽기 속도가 10배 이상 빨라졌다”며 “임의 쓰기 속도도 마이크로SD카드(100 IOPS)보다 500배나 빨라 큰 데이터를 이용한 복잡한 작업을 더 빠르고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령 멀티카메라를 활용해 초당 960프레임의 고해상도 슈퍼 슬로우 이미지를 연속 촬영하는 기능의 경우, 이미지 파일 크기는 물론 이에 필요로 하는 빠른 처리속도도 지원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스마트폰의 새로운 기능 제공을 반도체 기술을 바탕으로 구현해내는 것이다.

여기에 5G 시대를 맞아 다양한 활용도도 늘어난다. 특히 UHD(4K, 3840×2160) 해상도는 물론 이보다 4배 선명한 8K(7680×4320) 해상도 영상을 비롯해 전자책, 전자문서, 고음질 음원 등 높은 용량 데이터를 저장하는 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도 따라올 것으로 보인다. 애플, LG전자, 화웨이, 샤오미 등 모든 제조사가 높은 용량을 제공하기 위한 제품 사양의 향상을 꾀하고 있고, 여기에 반도체 제조업계도 연구개발 작업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며 가격 상승분을 최소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완제품(세트) 경쟁력을 높이는 수직통합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면서 폴더블(Foldable·접히는 형태) 스마트폰 신제품과 함께 새로운 기능 제공을 통한 차별화로 제품 혁신을 계속 선도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 등장한 삼성전자의 ‘갤럭시 언팩 2019’ 예고 한글 광고.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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