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금리 내려도 카드론 금리는 올랐다

서민 급전 수요 늘자 ‘배짱영업’
조달금리 1년간 1.27%p 내릴 때
카드사 대출금리는 0.25%p 상승
금융당국 총량규제 카드 만지작
업계 “다중채무자 증가” 반론도
  • 등록 2024-11-20 오전 6:00:00

    수정 2024-11-20 오전 6:00:00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카드사들이 카드론을 내주기 위해 자금을 조달하는 금리가 1년 새 1%가 넘게 내려갔지만, 카드론 평균 금리는 오히려 같은 기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 급전 창구가 카드론만 남은 상황에서 수요가 계속 몰리면서 카드사들의 수익이 대폭 늘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8개 전업카드사의 지난 9월 기준 카드론 평균 금리는 14.31%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14.06%) 대비 0.25%포인트 오른 수치다. 카드론 금리는 1년이 넘도록 14%대를 유지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신용점수 700점 이하의 저신용자 대상 카드론 금리도 지난해 9월엔 16.89%였지만 올해 9월 17.12%로 올랐다.

반면, 카드사들이 카드론을 취급하기 위해 자금을 조달한 금리는 1년 새 대폭 줄었다. 카드사들은 예금과 같은 수신 기능이 없어 여전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지난해 9월 기준 8개 전업카드사의 평균 조달금리는 4.65%이었다. 그러나 지난 9월엔 조달금리가 3.38%로 1년 새 1.27%가 내려왔다.

즉, 카드사들이 카드론을 취급하기 위해 빌린 돈의 금리는 내려갔는데, 카드론을 빌려준 금리는 되레 올라간 셈이다. 카드론 금리는 여전채 3년물 금리(조달금리)와 신용·업무·자본원가 등을 더해 기준가격을 산정한 뒤 조정금리를 빼 산출된다. 조달금리가 내려갔음에도 카드론 금리가 오히려 오른 것은 카드사들이 신용·업무·자본원가 등을 높게 책정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카드론 평균 금리에서 조달금리의 차이가 가장 큰 곳은 우리카드로 11.81%포인트에 달했다. 롯데카드가 11.19%포인트로 뒤를 이었고 △삼성카드 11.12%포인트 △신한카드 10.92%포인트 △현대카드·KB국민카드 10.86%포인트 △하나카드 10.70%포인트 △비씨카드 10.02%포인트 등 순이었다.

카드사들이 금리를 낮추지 않은 건 카드론 수요가 계속해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론은 일반적인 신용대출과는 달리 은행을 방문하거나, 담보 및 보증, 서류제출 등 복잡한 절차 없이 신용카드 인증만으로 빠르게 신청할 수 있다. 별다른 심사 과정을 거치지 않는 간편한 대출이라는 특징 때문에 서민들의 급전 창구라고 불린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그런데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 연체율 부담 등을 이유로 서민금융 공급을 줄이면서 카드론으로 수요가 몰렸다. 9월 기준 8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38조6463억원으로 지난해 말(35조8381억원) 대비 9개월 만에 3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카드론 수요가 늘어나니, 카드사 입장에서는 대출 금리를 낮춰 이자 수익을 줄일 요인이 없어진 셈이다.

카드론 증가를 등에 업은 카드사들의 실적은 개선됐다. 주요 카드사들의 3분기 실적은 전년 대비 모두 두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에 금융당국이 1금융권을 중심으로 가계부채 관리 압박 수위를 높이자, 풍선효과까지 겹치며 카드론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금융당국도 카드론에 대해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당국은 당장 카드론 총량 규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부터 당국은 일부 카드사에 리스크 관리 계획을 받는 등 제한을 가하고 있다. 적어도 연말까지는 대출 잔액 관리에 더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다만 카드업계는 높은 카드론 금리에 대해 신용점수 외에 다양한 요인으로 상승한 면이 있다고 전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최근 카드론을 받는 차주는 다중채무자인 경우가 늘었는데, 그럴 경우 신용점수가 상대적으로 높아도 더 높은 금리를 적용받기도 한다”며 “연체 등으로 인해 카드론 대출 채권이 부실화될 가능성도 높다는 면도 금리에 반영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금리 인하에 맞춰 카드론 금리를 내릴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기 불황 및 금리 부담 여파로 카드론 이자를 갚지 못할 시 연체 늪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며 “저신용자 등 취약 차주들이 카드론을 주로 이용하는 만큼 금리 인하에 맞춰 카드론 이자율도 내릴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시선집중 ♡.♡
  • 몸짱 싼타와 함께 ♡~
  • 노천탕 즐기는 '이 녀석'
  • 대왕고래 시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