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인 | 이 기사는 10월 01일 08시 43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 인`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소비자물가가 예상외로 급등하면서 채권시장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최근 지표나 통화정책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는 물가 수준에 어느정도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10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에도 더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1일 통계청은 9월 소비자물가가 전월비 1.1% 상승했고, 전년동기대비로는 3.6% 올랐다고 밝혔다. 전월비 상승률은 2003년 3월 1.2% 오른 이후 90개월만에 가장 큰 폭이다.
이는 이데일리가 국내 금융기관 이코노미스트 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년비 0.5%, 전년동월비 3%로 전망됐던 것에 비하면 예상치를 크게 웃돈 것이다.
추석 명절과 폭우 등으로 배추대란이 일어날 정도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한 것이 물가상승의 주요 원인이다. 채소와 과일 등 신선식품지수가 전월대비 19.5%, 전년동월대비 45.5%나 뛰었다.
일단 9월 물가 급등으로 한국은행이 이달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채권시장도 조정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가뜩이나 단기간 랠리로 가격부담이 높아진 상황에서 물가까지 예상을 훌쩍 뛰어넘으면서 `울고 싶을 때 뺨 때리는` 재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금통위가 금리를 인상할 명분이 생겼다는 점에서 단기 숏재료"라며 "연내 한국은행이 금리를 25bp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변화가 없고 인상시기는 10월이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 증권사 채권운용역은 "물가가 분위기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봤는데 이 정도로 높게 나왔다면 최근의 채권랠리는 이제 마무리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수요측 인플레이션이 아닌 만큼 장기적으로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기대도 있다. 최근까지 수급으로 랠리를 보였던 장이고 수급상황은 여전히 좋은 만큼 단기 충격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농축산물 급등요인을 빼면 물가가 안 오르다시피 했다"며 "농산물가격은 공급측면에서 봐야 하기 때문에 농산물이 안정되면 물가는 점차 다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채권시장 주변에 유동성이 여전히 풍부하고 10월 국고채 발행규모도 3조5000억원으로 줄어든 만큼 수급은 우호적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단기물 타격이 크고 장기물은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앞선 보험사 채권운용역은 "금리는 단기물 위주로 상승하고 장기물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다음달에도 물가가 이 정도 수준을 이어간다면 시장의 전체 흐름 변화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