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히 다니던 회사가 경영이 어려워지더니 매각 직전에 놓였다. 퇴사 후 1년 넘게 백수로 지내다 2003년 기술을 살려 창업에 나섰다. 시작은 순조로웠으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거래처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위기에 처했다. “거래처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기술을 선보이겠다”며 전기차 충전기 분야로 사업을 틀었고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올해 북미 시장에서 1조원 규모 수출 계약을 따낸 모던텍의 김성두 대표 이야기다.
지난 1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중소기업 기술·경영 혁신대전’에서 기술혁신 부문으로 대통령 표창을 받은 김 대표와 송 대표에겐 공통점이 있다. 결핍에서 사업을 시작해 위기를 딛고 기술혁신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사업 분야를 확장한다는 점 역시 두 대표의 공통된 목표다. 이노비즈협회가 주최한 ‘이노비즈 피알데이’를 통해 두 사람을 만났다.
‘실리콘 렌즈’ 찾는 완성차 업계…“글로벌 수요 대응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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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대표는 “완성차 업계가 원하는 곡선형 램프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조건 실리콘 렌즈를 써야 한다”며 “앞으로 모빌리티 시장에 주력해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동차 전장 수주 물량이 늘어 생산라인이 모자란 실정”이라며 “천안 스마트팩토리 인근에 6600㎡(약 2000평) 부지를 추가로 확보해 모빌리티 라인 전용 공장을 짓고 있다”고 전했다.
송 대표는 “유일무이한 실리콘 렌즈 개발·양산 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팩토리를 전 세계에 이식하고 싶다”며 “인공지능(AI) 및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도입해 전 세계 어디서나 통신 가능하게 한다면 글로벌 시장 수요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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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전기차는 하나의 자동차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에너지 시장 중심에 있다”며 “에너지 시장 전체를 보고 반 박자 빠르게 나가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2009년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시작할 때도 관련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반 박자 앞서 나간 결과 전기차 1위 테슬라에 뒤지지 않는 기술을 확보했다”고 자신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멀티 유니트’ 특허 기술이다. 모던텍은 다양한 유형의 전기차 충전기에 호환 가능한 충전 커플러(충전기와 전기차 연결 장치)를 개발했다. 테슬라가 독자적 충전 방식인 북미 충전표준(NACS)을 도입하며 충전소 주도권을 차지하고 있지만 멀티 유니트를 활용하면 다른 충전규격이 적용된 차량도 어디서든 충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이 같은 기술을 인정받아 올해 미국 전기차 충전 인프라 전문업체 ‘루프 글로벌’과 3년간 1조원을 웃도는 규모(연간 3억달러)의 수출 계약을 체결한 만큼 급격한 성장이 예상된다”며 “지난해 매출 240억원에서 올해는 2배 이상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