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그플레이션부동산)"미분양 고착화 우려"

김덕례 주택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등록 2008-07-14 오전 9:27:40

    수정 2008-07-14 오전 9:27:40

[주택건설산업연구원 김덕례 연구위원] 집값이 맥을 못추고 있다. 물가가 오르면서 가처분소득이 줄어든 데다 대출금리가 올라 돈을 빌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수요가 바짝 마른 것이다.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실물자산인 부동산을 보유하는 게 낫지만 스태그플레이션 하에서는 집값도 떨어지기 때문에 보유만이 능사가 아니다. 특히 대출을 안고 집을 구입한 사람들은 당장 팔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깊다. 독자들의 갈증을 풀어주기 위해 전문가들의 해법을 싣는다.(편집자)

▲김덕례 주택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미국을 비롯한 세계가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상태에 빠졌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함께 나타나는 상황으로, 특별한 해결책이 없기 때문에 심각성이 크다. 세계적인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으로 인해 국내에서도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본격적인 스태그플레이션 상태가 되면 물가와 금리가 상승하게 되고, 그로 인해 소비와 투자가 감소하게 된다. 또한 소득이 감소하게 되면서 구매력이 약화되고 종국에는 가격 하락이라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악순환에 빠지게 되면 단기간내에 탈출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본격적인 스태그플레이션 상태로 진입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스태그플레이션의 영향은 주택시장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게 된다. 물가와 금리가 상승하고 가구소득이 감소하게 되면, 주택시장에서는 주택 구매능력과 주택 소유자들의 주택담보대출 상환능력이 크게 떨어진다. 그래서 주택을 구입하고자 하는 수요는 줄어들게 되고, 주택을 팔고자 하는 수요는 늘어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주택시장을 불안정하게 하고 있는 주택 미분양 문제는 해결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미분양 문제가 빠른 시일내에 해결되어야 하는 이유는 장기화되었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파급효과 때문이다.

참여정부 4년 동안 쏟아졌던 수많은 수요관리정책 때문에 지방 주택시장을 중심으로 가시화된 미분양 문제는 분양가상한제 등의 영향으로 수도권도 심각한 상태이다. 뿐만 아니라 분양가상한제로 저렴한 분양가의 주택을 기대했지만, 고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기대수준 보다 높은 분양가의 주택들이 공급되면서 주택시장은 사면초가(四面楚歌)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미분양 적체로 인한 주택건설사업자들의 자금압박과 미분양 해소를 위한 주택건설사업자와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 막연하게 싼값의 분양주택을 기다리는 수요자들 때문에 주택시장은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주택시장의 냉각은 주택건설사업자들이 공공택지조차 분양받지 않는 상황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들은 2~3년 후 주택수급계획에 차질을 가져오게 되며, 공급 부족으로 인한 주택가격 상승의 빌미를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주택시장을 조속히 정상화시켜야 한다. 주택시장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공급자와 수요자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정부는 공급자와 수요자가 움직일 수 있도록 장을 제공해야 한다. 정부에서는 6.11대책을 통해 그 장을 제공하고자 했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 그 효과는 미미하다.
 
그 이유는 정부의 탓도 주택건설사업자만의 탓도 아니다. 그것은 주택시장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구성원의 책임이다. 정부에서는 좀 더 실질적인 대책들을 제시해야 한다. 그 대책을 통해 주택건설사업자와 주택구매자를 움직여야 한다. 주택건설사업자는 서로 눈치보기에서 벗어나 현실적인 대안들을 찾고 움직여야 한다. 그래서 조속히 주택시장의 수요 정상화를 통해 주택시장도 살리고 거시경제도 살릴 필요가 있다.

지금이 모두 움직일 시점이다. 그래야만 특별한 해답이 없는 스태크플레이션의 늪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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