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감염’ 40~50대가 최다…“K가장, 아파도 참고 출근”

국민 1만명 규모 항체양성률 조사 결과
생계 직결된 계층 다수 추정
‘아프면 쉴 권리’ 제도적 보완 지적
  • 등록 2022-09-24 오후 2:42:29

    수정 2022-09-24 오후 2:42:3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2만 9108명을 기록한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가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코로나19에 감염됐더라도 무증상으로 넘어갔거나 증상이 있어도 검사를 받지 않은 ‘숨은 감염자’가 40~50대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3일 방역 당국이 발표한 ‘지역사회 기반 대표 표본 코로나19 항체양성률 조사’ 1차 결과에 따르면 조사 결과 자연감염에 의해 N항체가 생긴 사례는 전체 인구 중 57.65%로, 같은 기간 누적 확진자 발생률 38.1%보다 19.5%포인트(p) 높았다.

숨은 감염자는 자연감염(N항체) 양성률과 동기간 확진자 누적발생률의 차이로 파악된다.

연령대별로 숨은 감염자 규모가 가장 큰 연령대는 △50대(27.6%) △40대(24.8%)로, 평균치인 19.5%를 상회했다.

50대의 N항체 양성률은 55.9%로 확진자 누적발생률(28.2%) 대비 27.6%포인트 높았고, 40대도 N항체 양성률(62%)이 확진자 누적발생률(37.2%)보다 24.8%포인트 높았다.

가계 운영을 책임지는 부모 세대가 자영업 또는 쉬기 어려운 직장인들이 많은 만큼 진단검사를 기피한 경향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항체양성률 조사 책임연구자인 김동현 한림대 의대 교수는 “40~50대는 경제활동을 하며 가계를 책임지는 집단”이라며 “내부 연구진 토의에서 증상이 없어서 지나가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는 감염됐어도 격리 등을 우려해 지나간 건 아닐까 추정했다”고 말했다.

신상엽 KMI한국의학연구소 수석상임연구위원은 “항체양성률 조사 결과는 실제 감염자 규모를 추계할 수 있는 근거”라며 “생계를 책임지는 부모 세대가 검사를 받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연령과 지역 외에도 참여자의 소득수준이나 기저질환력에 대한 정보를 확보한 상태다. 2~3주 내에 추가 분석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감염병이나 근무와 상관 없는 부상 등으로 아플 때 쉴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정부·지자체가 소득 손실을 보전하는 ‘상병수당’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복지부의 상병수당 제도는 현재 6개 지자체에서 유형별로 시범사업을 하는 일종의 실험 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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