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오전 충북 청원군 LG화학 오창공장에서 만난 반지혁 상무는 감회가 새로운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의 말대로 불과 10여년전만 해도 이른바 '굴뚝사업'에 머물러 있던 LG그룹의 화학부문은 어느덧 첨단사업으로 탈바꿈했다.
LG화학·LG생활건강·LG하우시스·LG생명과학 등 LG그룹 화학부문 '4인방'은 오는 2016년 매출 50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지난 47년 LG(003550)가 럭키크림이라는 상호로 화학사업을 시작했던 당시 매출액 3억원과 비교하면 70년만에 17만배 가까이 성장하게 된 것이다.
◇ 맏형 'LG화학'의 현대판 '연금술'
LG화학(051910)은 LCD(액정디스플레이)용 편광판 시장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편광판은 두께가 머리카락 2~3개 굵기박에 안되는 초박막 필름 안에 여려 장이 기능성이 필름이 쌓여있는 초정밀 제품. TV에는 반드시 필요한 물건이다.
김민환 LG화학 상무는 자부심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10년전 60억원의 매출에 불과했던 편광판 사업은 현재 2조원이 넘는 돈을 벌고 있다. 외환위기 등 경기침체에도 연구 및 개발(R&D)에 소홀하지 않았던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
지난해 7월15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시간주 홀랜드 LG화학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공장 기공식에 참석했는가 하면 지난 4월 6일에는 오창에서 열린 배터리 준공식에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했다. 또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지난해 8월27일 방한 당시 LG화학 배터리 공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LG화학은 현재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는 3D용 광학필름(FPR)의 매출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김 상무는 "지금까지 광학필름 분야는 일본업체가 주도하고 한국이 이를 추격하는 양상이었지만, 3D용 광학필름에서는 우리가 앞서가고 일본업체들이 따라오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 LG생활건강의 '발효과학' 반세기전 여성들이 즐겨 쓰던 화장품이라고는 '동동구리무'가 전부였다. 이 '귀한 물건'을 만들던 회사는 LG생활건강이라는 이름으로 이제 발효과학이 담겨진 화장품을 만든다.
◇ LG하우시스.."폭탄에도 견디는 창호 개발" 건축자재를 만드는 LG하우시스는 최근 방폭창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방폭창이란 폭발물이 터졌을 때 25m내에 있는 건축물이 충격을 견딜 수 있도록 제작된 특수 창호. LG하우시스(108670)는 평택으로 이전되는 주한미군 기지에 방폭창을 납품해 1000억원대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 LG생명과학, '글로벌 50대 제약회사'를 꿈꾼다
LG생명과학(068870)에서 만드는 B형간염 백신 '유박스B'는 국제연합아동기금(UNICEF)와 파호(PAHO) 등 전세계 구호단체 물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제약 기술이 선진국 못지 않은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
이 회사는 올해 자체 개발한 세계 유일의 서방형 성장호르몬 유트로핀 플러스를 내세워 미국 시장 공략을 추진중이다. 또 중국, 인도, 중동, 터키, 브라질, 멕시코, 러시아 등 7대 신흥시장에 거점을 마련하고 항노화, 웰빙, 백신 등의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50대 제약회사'의 자리에 오른다는 계획이다.
LG그룹 관계자는 "LG화학에서 4개 회사로 분할된 지 10년만에 기업가치가 35배 성장하고, 임직원 수도 2배 이상 늘었다"며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3배 상승한 것에 그친 것을 보면 LG의 화학부문이 얼마나 비약적으로 상승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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