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중개수수료 5년만에 손본다…어떻게 달라질까

중개수수료율 인하 검토 비롯해
상한요율 5단계→5단계 이상 세분화 검토
프리미엄 중개 등 시장 다변화도 필요성도
중개협회 “외부용역 올해 결과 나올 것”
  • 등록 2020-08-27 오전 6:30:00

    수정 2020-08-27 오후 3:56:00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집값의 0.4~0.9%(임대차 거래시 0.3~0.8%)인 부동산 중개 수수료 체계가 5년 만에 개편될 전망이다. 중개수수료율 인하 검토는 물론 현 5단계로 나뉜 거래금액별 상한 요율을 더 촘촘하게 세분화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부동산 중개수수료 체계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날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송언석 미래통합당 의원이 서울시 부동산 중개 수수료 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하자 “개선방안을 고민하겠다”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발언을 기점으로 중개수수료율 인하 가능성에 불이 붙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이 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시의 부동산 중개보수 요율표에 따르면 주택 상한요율은 5단계 구간으로 나뉘어 있다. 주택 임대차 거래시에는 △5000만원 미만이면 0.5%(한도액 20만원) △5000만원 이상~1억원 미만 0.4%(한도액 30만원) △1억원 이상~3억원 미만이면 0.3% △3억원 이상~6억원 미만이면 0.4% △6억원 이상이면 0.8% 이내에서 중개업자와 협의해 정하도록 돼 있다.

매매·교환시에는 △5000만원 미만은 0.6%(한도액 25만원) △5000만 이상~2억원 미만은 0.5%(한도 80만원) △2억원 이상~6억원 미만은 0.4% △7억원 이상~9억원 미만은 0.5% △9억원 이상은 0.9%내에서 협의해 결정하면 된다.

하지만 집값이 오르면서 중개수수료 부담도 커지면서 현행 체계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중개수수료율이 집값과 연동 돼 있어 부담이 갈수록 오르고 있기 때문에 현행 체계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중개 수수료 상한요율은 5년 전 서울 집값에 맞춰 설계돼 지금의 실정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1011만원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1년 6월 이후 처음 5억원을 넘기며 최고 가격을 기록했다. 이는 4년 전인 2016년 3월 평균 전셋값(4억244만원) 대비 26.75%가 상승한 수치다.

2011년 평균전셋값 수준인 4억244만원짜리 아파트를 임대차 계약했다면 중개수수료로 160만원이지만, 현재 평균 5억1011만원짜리 전셋집은 200만원 이상의 중개수수료가 필요하다. 전세 5억5000만원짜리 아파트가 6억원으로 올랐다면 요율 구간 자체가 0.4%에서 0.8%로 높아져 최소 2배 이상 수수료가 증가한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현재 5억원짜리 주택 임대 중개료는 200만원인데, 6억원 주택을 임대하면 480만원으로 높아진다”면서 “이러한 격차를 파악해 구간에 따라 상한요율을 더욱 촘촘히 하는 세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반대로 5000만원 미만 구간은 합칠 필요가 있다”면서 “현재 서울에서 5000만원 미만 주택은 찾기가 더 어렵지 않나”고 덧붙였다.

프리미엄 중개시장 필요성도 언급됐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지금 소비자의 불만은 서비스는 별로인데 수수료가 높다는 데 있다”면서 “택시도 일반 택시와 모범택시가 있어 서비스에 따라 가격책정을 달리하듯이 부동산 시장도 일반중개와 전문중개로 다변화할 필요성이 있다. 단순히 가격을 낮추면 서비스 질은 떨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부동산 중개수수료 체계 개선에 일부 공감하면서도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집값을 올려놓은 것은 정부이면서 중개보수를 손보겠다는 논리는 맞지 않다”면서 “업계와 정부, 소비자단체 측이 합리적인 선을 찾아야할 문제이지 정부가 밀어붙이기식으로 요율을 낮추겠다는 목소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부적으로 외부 용역을 통해 중개 보수를 정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며 “올해쯤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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