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김승연 회장 취임 40주년…"100년 기업 한화 만든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취임 40주년 맞아
그룹 자산 288배, 매출 60배 증가하며 성장
'신용과 의리' 경영철학…M&A 통해 그룹 키워
"100년 기업 한화 만든다"
  • 등록 2021-08-01 오전 10:42:52

    수정 2021-08-01 오후 8:59:39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고객과 한번 맺은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신용과 한번 고객은 영원한 고객이라는 의리로서 고객들을 한화의 열광적인 팬으로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 2006년 신년사에서 한 말이다. 이 신년사에 담긴 두 단어인 ‘신용’과 ‘의리’는 김 회장의 오랜 경영 철학으로, 한화그룹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자리를 잡았다.

한화 그룹을 신용과 의리로 키워온 김 회장이 1일 취임 40주년을 맞았다. 재계 역사에 기록될 취임 40주년을 맞았지만, 한화그룹은 특별한 행사를 생략하고 2일 아침 사내 방송을 기념식을 대신하기로 했다.

김 회장은 “40년간 이룬 한화의 성장과 혁신은 한화가족 모두가 함께 했기에 가능했다”며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100년 기업 한화를 향해 나가자”고 소회를 밝혔다.

“함께 보람 있는 삶,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세계 속으로 뻗어나가자”고 40년 전 취임식을 대신해 가졌던 신입사원과의 대담에서 김 회장이 밝혔던 포부대로 한화그룹은 지난 40년간 총 자산 7548억원에서 217조원으로, 매출 1조1000억원에서 65조4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자산은 288배, 매출은 60배가 증가한 수치다.

특히 한화그룹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해왔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회장의 통찰력과 뚝심을 대표하는 키워드 역시 M&A다. 80년대 취임 직후, 제2차 석유파동의 불황 속에서 한양화학과 한국다우케미칼 인수로 대한민국 석유화학을 수출 효자산업으로 키웠다.

IMF 금융위기 직후인 2002년엔 적자를 지속하던 대한생명을 인수해 자산 127조원의 우량 보험사로 키웠고, 2012년 파산했던 독일의 큐셀을 인수해 글로벌 1위 태양광 기업을 만들었다. 2015년엔 삼성의 방산 및 석유화학 부문 4개사를 인수하는 빅딜을 이뤄내 경제계를 놀라게 했다. 사업 고도화와 시너지 제고를 통해 방산 부문은 명실상부 국내 1위로 도약했고, 석유화학은 매출 20조원을 초과하며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화는 재계 7위의 그룹으로 도약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약진 역시 그룹 성장의 또 다른 핵심 축으로 손꼽힌다. 1981년 당시 7개에 불과했던 해외거점은 469개로 증가했고 미미했던 해외 매출은 2020년 기준 16조7000억원까지 확대돼 한화그룹은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다. 김 회장은 직원들을 독려하는 과정에서는 “둥지만 지키는 텃새보다는 먹이를 찾아 대륙을 횡단하는 철새의 생존본능을 배우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세계시장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도 지속적으로 키워내고 있다. 방위 사업에서는 K-9 자주포와 레드백 장갑차 등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해외 수출에 나서고 있고, 에너지 사업은 미국·유럽·일본 등 주요 선진국 태양광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앞서 강조했듯 김승연 회장의 경영활동 전반에 녹아 있는 경영 철학은 ‘신용과 의리’다. 한화그룹은 급격히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임직원과 고객은 물론 더 나아가 인류를 아끼고 중시하는 ‘신용과 의리’의 경영 철학은 지난 40년간 한화를 더 높이 도약하게 한 핵심 정신이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한화그룹은 이 같은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그간 수많은 M&A 속에서도 별다른 불협화음 없이 항상 더 큰 도약을 이뤄냈다. 피인수사 직원들에 대한 차별 없는 대우에 더해 상대의 장점까지 배우는 열린 태도가 배경이다. 김 회장의 사람 중심의 경영철학에 따른 것이다.

이 같은 철학을 바탕으로 김 회장은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 대해 특별한 감사를 표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김 회장은 천안함 희생자에 최대의 예우를 직접 고민해 유가족의 채용을 결정한 바 있으며, 로버트 김을 남몰래 지원하기도 했다.

IMF 당시 매각 대금을 줄여서라도 직원들의 고용 보장을 최우선했던 일화나 이라크 건설 현장 직원들을 위한 광어회 공수, 플라자호텔 리모델링 시 전 직원 유급휴가 등은 김 회장의 ‘신용과 의리’를 대표하는 사례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코로나 확진으로 치료 중인 임직원에게 쾌유를 기원하는 난과 메시지를 남몰래 보내온 일도 있었다.

김 회장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방대한 글로벌 인맥과 이를 바탕으로 한 민간 외교 활동이다.

김 회장은 2000년 6월 한미 협력을 위한 민간 채널로 출범한 한미교류협회 초대 의장으로 추대되어 한미 관계의 증진을 위한 민간 사절 역할을 했다. 그때의 인연으로 김 회장은 부시와 클린턴 전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 공화당 인사까지 폭넓은 미국 인맥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싱크탱크이며 파워엘리트 집단인 헤리티지 재단의 에드윈 퓰너 창립자와는 40년에 가까운 친분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40년의 도약을 발판 삼아 또 다른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항공 우주, 미래 모빌리티와 친환경에너지, 스마트 방산과 디지털 금융 솔루션이 그것이다. 김 회장은 우주 사업 등 신사업들이 대규모 장기 투자가 필요한 어려운 길임에도 누군가는 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도전의 이유로 손꼽는다.

한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에 쎄트렉아이까지 가세한 스페이스허브는 상상 속 우주를 손에 잡히는 현실로 이끌고 있다. UAM 분야에서도 미국 오버에어사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와 연구 개발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그린수소 에너지 분야에서도 효율을 높인 수전해 기술 개발, 수소 운반을 위한 탱크 제작 기술 확보 등 다가올 수소 사회에 가장 앞서 준비하고 있다. 또한, 최근 수소 혼소 가스터빈 개조회사를 인수해 친환경 민자발전사업까지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방산 분야에서는 국내 최고의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첨단 기술의 적용 및 무인화 등 지속적 연구 개발을 통해 스마트 방산으로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금융계열사들은 앞다퉈 디지털 금융으로의 전환에 나서고 있다. 최초의 디지털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을 비롯해 다양한 디지털 솔루션을 기반으로 금융 생활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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