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건전성 ‘발등에 불’ 중소보험사 지점ㆍ인력도 줄인다

  • 등록 2017-05-17 오전 6:00:00

    수정 2017-05-17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중소형보험사들이 자본확충 및 구조조정을 통한 자구책 마련을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더라도 새로운 감독기준과 회계기준이 도입될 경우 추가 자본확충에 대응하지 못하는 보험사들이 속출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RBC)이 150%를 하회하는 KDB생명, 흥국생명, MG손해보험 등 중소보험사들은 연내 유상증자 및 지점축소, 인력조정 등을 통해 재무구조개선과 경영효율화를 동시에 진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2월 펀드 만기도래로 매각을 실시해야하는 KDB생명은 3분기 중 2000억원 이상의 유상증자에 앞서 희망퇴직 실시 및 지점 축소를 통한 경영 효율화를 단행할 계획이다. KDB생명의 RBC비율은 생명보험업계 최하위인 125.7%로 감독당국 권고기준인 150%를 넘기기 위해 2000억원 이상의 유상증자가 필요하다. 지난해 말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진행한 바 있으나 자금모집 실패로 60억원에 그치면서 후순위채 등 채권발행보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PEF를 통해 보유)으로부터의 유상증자방식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된다.

흥국생명은 지난 1분기 5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했으나 RBC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추가 증자 등을 고려하고 있다. 또 140개 지점을 80개로 축소하는 등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생산성은 낮으면서 임대비 등 고정비 지출이 많은 지점들을 인근 거점 지역으로 통폐합 하고, 현재 22개 대형금융플라자를 수도권 및 광역시 중심의 10개로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손해보험사 가운데서 유일하게 150% 미만인 MG손해보험이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사모펀드인 자베즈파트너스가 최대주주이나 펀드의 주요 출자자인 새마을금고가 이번 증자에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증자시에도 새마을금고가 주요 펀딩 주체로 참여한 바 있다.

이같이 재무구조와 몸집줄이기 등 경영효율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것은 단순 RBC비율 개선을 위해 자본확충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당장 RBC비율을 150% 이상으로 끌어올려도 2021년 새로운 회계기준인 IFRS17에도 대비해야하기 때문이다. IFRS17이 도입될 경우 추가 자본확충이 어려운 보험사들을 중심으로한 연쇄도산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업계의 후순위채 발행이 봇물을 이루면서 이같은 중소보험사들의 자본확충 수단은 대형사에 비해 열악한 상황이다. 이들은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등 자본으로 인정되는 채권발행보다 증자 등을 통한 방식을 통해 재무를 개선하고 있는데 대주주의 자금 여력에 따라 명운이 좌우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에 맞춘 신지급여력제도 도입 등으로 문을 닫는 보험사들이 여럿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RBC비율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계량화한 수치. 요구자본에서 가용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보험회사의 자본건정성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금융감독원은 150% 이상을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100% 밑으로 떨어지면 자본금 증액 요구 등 적기시정조치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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