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받는 ‘생활비형’ 보험 뜬다(상보)

  • 등록 2017-04-20 오전 6:00:00

    수정 2017-04-20 오전 10:19:09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회사원 A씨(여·36)는 매달 20만원에 달하는 종신보험이 부담스러워 선뜻 가입을 못하고 미루다가 최근 설계사로부터 사망보험금을 생활비로 쓸 수 있다는 말에 선뜻 종신보험에 새로 가입했다. 늘어나는 생활비 탓에 미흡한 노후대비가 걱정이었지만 연금의 특성을 가진 종신보험이 나오자 생활비 걱정은 물론 갑작스러운 위험에도 대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최근 보험업계에 ‘생활비 지급형’ 상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고액의 사망보험금이나 진단비를 한번에 지급하던 기존 형태에서 벗어나 치료비 외에 생활비를 따로 지급하거나, 일시적 목돈 대신 생활비를 매월 지급하는 등 안정적인 자금 마련에 초점을 맞춘 보험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가계불황이 계속되면서 노후대비 여력이 미흡하거나 병이 완치된 후에도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생활비를 보장하는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사망보험금은 물론 질병 진단시에도 생활비 준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생명보험사들이 고령화 추세에 맞춰 생활비를 지급하는 신상품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이달 초 인터넷 생명보험사 교보라이프플래닛이 출시한 ‘(무)부모사랑e정기보험’은 고액의 사망보험금을 일시에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매월 생활비 형태로 만기까지 나눠 지급하는 것이 특징이다.

가입 시 고객이 직접 필요한 생활비 규모를 예상해 월 지급 보험금을 최소 30만원부터 최대 500만원까지 설계할 수 있다. 최소 지급기간은 5년으로 보장금액 기준 최대 5억원까지 가입 가능하다.

라이프플래닛 관계자는 “사망보험금을 생활비로 쓸 수 있도록 매월 지급해 보험금이 조기에 소진돼 유가족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부작용을 낮출 수 있도록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암보험 역시 생활비 보장 기능을 강화한 상품이 대거 출시됐다. 암 발병 시 치료를 위해 경제활동이 중단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소득을 보전할 수 있도록 매월 생활비를 제공하는 형태다. 신한생명이 출시한 ‘(무)신한아이맘든든생활비암보험’은 자녀가 암에 걸리면 부모의 경제활동이 어려워진다는 점을 고려해 특정암 진단 시 보험가입금액 1000만원 기준 매월 100만원씩 5년간 총 6000만원의 생활비를 지급한다. 이밖에 삼성생명 ‘올인원암보험’, NH농협생명 ‘생활비받는NH암보험’, 흥국생명 ‘계속생활비받는암보험’ 등이 진단비 외에 별도로 생활비를 보장한다.

종신보험도 진화…사망보험금보다 연금

가장의 갑작스러운 유고 시 유가족들을 위한 종신보험도 생활비형으로 진화하고 있다. 기본적인 사망보장 기능 외에 은퇴 후 노후를 위한 생활비 지급 기능을 확대했다. 메트라이프생명이 출시한 ‘무배당 변액유니버셜 오늘의 종신보험’은 고객이 은퇴 후 사망보험금의 최대 90%까지 생활자금으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다. 생활자금 지급기간은 15년, 20년, 25년 중 선택할 수 있으며 생활자금 지급기간 종료 후에도 가입금액의 10%는 사망보장으로 유지된다.

ING생명이 올해 초 출시한 ‘무배당 생활비 챙겨주는 변액유니버셜종신보험’은 고객이 설정한 생활자금 개시시점 이후 최대 20년 동안 매년 생활비를 지급한다. 생활비 지급이 시작되면 주보험 가입금액이 4.5%씩 최대 20년 동안 균등하게 감액되고, 이때 발생하는 환급금을 생활자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단, 종신보험은 저축 목적의 상품이 아니며 사업비를 많이 떼는 구조로 10년 이상 납입해도 해지환급금이 원금보다 적을 수 있다. 또한 변액종신보험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펀드형식으로 투자가 되기 때문에 투자손실이 있을 수 있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활비지급형 보험상품은 가장의 사망이나 질병 치료 등으로 인한 소득상실을 보완하고 안정적인 생활비를 보장해주지만 일부 상품의 경우 기존 상품 보다 보장내역이나 해지환급금 등이 적을 수 있어 꼼꼼히 비교해보고 가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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