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임박한 `제곱미터` 대란

수십만 데이터 단위 변환..정보업체 `비지땀`
중개업소 "불경기라 낼 과태료도 없다" 불만
  • 등록 2007-06-18 오전 9:16:39

    수정 2007-06-18 오전 9:16:39

[이데일리 윤도진기자] "제곱미터(㎡)로 표시 된 것을 3.3으로 나누면 예전에 아시던 평수가 나오는 거에요. 대략 3으로 나눈 것보다 조금 크다고 보시면 되요."

아파트 분양 대행사업을 하는 A업체 오미영 팀장(가명, 33)은 다음달 개관을 앞두고 상담직원 교육에 한 가지를 추가했다. `㎡`를 `평`으로 전환하는 방법이다.

오는 7월 1일부터 평, 근, 돈 등의 비법정단위 사용이 금지됨에 따라 건설 및 부동산 관련업체들이 바빠졌다.
 
◇`평형`대신 `형` `타입`으로 = 건설사들이 가장 고심하는 부분은 직접 청약을 해야 하는 수요자들의 혼란을 막는 것. 모델하우스 현장 설명 때는 그마나 말로 할 수 있지만 인터넷 청약이 의무화되면서 혼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S건설 관계자는 "분양자료나 홈페이지 등 외부로 나가는 것은 법정단위 표기 기준을 지키기로 했다"며 "그러나 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평`으로 설명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최근 분양한 동탄 메타폴리스는 각 평형을 `46B형`, `98형` 등 `평`을 빼고 표시했다. 일반인들은 `평`이라는 표기가 없어도 이것이 `평형`인 것으로 인지하게 되는 점에 착안한 방법이다.

대형 주택업체 H사도 올해들어 `평형`을 `형`으로만 표기하고 있으며 일부업체들은 `평`의 이니셜인 `PY`나 `타입`으로 쓰기도 한다. 아예 숫자로만 표기하는 경우도 많다.

◇시세표 평형 어떻게 바꿀지 `난감` = 건설사들보다 법정단위 의무화에 가장 곤욕을 치루고 있는 것은 부동산정보업체들이다. 바꿔야할 양이 워낙 방대하기 때문이다.
 
한 정보업체 관계자는 "정부에서도 `㎡`단위로 된 데이터를 가지고 있지 않아 일일이 분양업체들을 체크해 데이터 전환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부동산 정보협회 차원에서 지원금을 받아 작업을 하고 있지만 들어가는 비용은 그 열배를 넘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최근 주택경기 불황으로 고심하고 있는 중개업소들은 법정단위를 강제로 시행하고 산업자원부에서 이를 위반할 경우 50만원의 과태료까지 부과한다고 하자 불만을 쏟아낸다.

서울 관악구 사당동의 J공인 관계자는 "어차피 말로는 다 평형이라고 설명할 것을 뭐하러 ㎡만 쓰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워낙 거래 수입도 없어 과태료를 낼 형편도 안된다"고 하소연했다.

협회 차원에서도 회원 중개업소가 피해 보는 일을 막기 위해 법정단위 사용을 홍보하고 있지만 단속부터 하겠다는 정부에는 불만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단속으로 수백년 동안 사용했던 `평`을 `㎡`로 바꿀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일반인들이 익숙해질 때까지는 계도기간을 늘려 업계의 부담을 덜어주는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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