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 위한 합리적 방안 모색"

12일 전경련 '노사균형,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 세미나 개최
"ILO협약 수용하는 노조법 개정 강행…부작용 우려"
  • 등록 2020-11-12 오전 6:00:00

    수정 2020-11-12 오전 6:00:00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1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에서 ‘노사균형,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를 주제로 전문가 세미나를 개최했다. 한경연은 “국회 계류 중인 정부의 노조법 개정안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노사간 힘의 불균형 심화로 노사관계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이번 세미나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을 위한 노사간 힘의 균형을 확보하기 위한 합리적 방안을 모색하기 위함”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이번 세미나에는 김희성 강원대 교수가 ‘ILO(국제노동기구)협약 비준과 사용자대항권 보완’을 주제로 발제했고, 패널토론에는 김영문 전북대 교수(좌장), 박기성 성신여대 교수, 조영길 법무법인 아이앤에스 대표, 최홍기 고려대 노동사회법센터 전임연구원이 참여했다.

배상근 한경연 전무는 개회사를 통해 “노사관계의 균형을 위한 제도정비작업 없이 일방적으로 노조의 단결권만 강화할 경우 노동시장이 더욱 경직화될 수 있다. 협력적 노사관계는 노와 사의 선의가 아닌 제도적 뒷받침이 마련돼 있을 때 달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희성 강원대학교 교수는 ‘ILO 협약 비준과 사용자대항권 보완’을 주제로 기조발제를 했다. 김 교수는 △한국의 사용자대항권 현황 △사용자대항권 국제비교 △사용자대항권 보완방안을 설명했다.

김 교수는 “현행 노조법은 노동조합의 쟁의행위에 대한 사용자의 대항행위로 조업을 중단하는 직장폐쇄(46조)와 노조의 사업장 점거를 부분적으로 인정하는 부분적·병존적 직장점거의 금지(42조)만을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업장 내 쟁의행위 금지 제도 국제비교 (자료=한경연)
직장폐쇄의 경우 노조법상 대항적·방어적 직장폐쇄만 허용되고, 판례는 직장폐쇄를 판단함에 있어서 근로자 측이 행한 교섭실태 등 정황적 상황을 깊이 고려하지 않고 단편적으로 공격적 직장폐쇄로 인정함으로써 사실상 사용자의 대항행위로서 기능을 상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직장폐쇄가 어려운 우리나라는 선진국들이 허용하고 있는 대체근로도 전면금지(노조법 43조)하고 있다. 주요 선진국의 경우 대체근로 금지규정이 아예 없거나, 파견근로자나 단기근로자에 한정해 대체근로를 금지하는 반면, 한국은 대체근로를 전면 금지하고 있어 산업현장에서 쟁의 발생 시 노사교섭력의 균형을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기업이 인력 대체 내지 수급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게 과잉 제한하는 법률은 ‘누구를 어떠한 조건에서 사용하고 고용할 것인지’에 관하여 스스로 결정하는 사용자의 자유를 박탈함으로써 직업선택·기업경영의 자유(헌법 15조)와 재산권(헌법 23조)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현행 노조법은 쟁의행위로 점거가 금지되는 시설을 ‘생산 기타 주요 업무에 관련되는 시설’로 한정해 실질적으로 사업장 내 쟁의행위를 허용, 점거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ILO도 평화적 수단을 넘는 직장점거(근로희망자 출입 저지, 사업장 접근에 대한 제한)는 허용하지 않고 이들을 규제하는 입법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김 교수는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처벌조항 역시 곧바로 형벌의 처벌대상으로 삼고 있어 과잉금지원칙 중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한다고 강조했다. 형사처벌을 폐지하고, 노동위원회를 통해 반복부과가 가능한 과태료의 부과, 장래의 이행을 도모한다는 관점에서 이행강제금의 부과 등의 검토를 제안하였다.

기조발제에 이어 진행된 패널토론에서도 노사균형을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박기성 성신여대 교수는 “쟁의 시 대체근로와 도급을 금지하는 나라는 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며 “노사간 무기대등의 원칙에 입각해 대체근로 허용, 직장점거 금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영길 법무법인 아이앤에스 대표는 “전임자 급여지급 조항과 급여지급을 위한 쟁의행위 금지 조항을 삭제하면 어렵게 도입된 근로시간 면제제도가 흔들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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