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X파일]①첼시 뛰니 삼성 날더라.. 스포츠 키우는 기업들

재계 스포츠마케팅 전성시대
제품 홍보에서 기업 이미지·철학 전달자로
기업 총수 인간적 면모 부각 효과도
글로벌 기업 해외 현지화 전략 '첨병' 역할
  • 등록 2015-05-01 오전 7:00:00

    수정 2015-05-01 오전 7:00:00

[이데일리 장종원 기자] 최근 프로야구와 관련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장 자주 거론되는 재계총수로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꼽힌다. 만년 꼴찌였던 한화이글스가 올해 프로야구판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그 배경인 ‘야신’ 김성근 감독을 비롯해 권혁·배영수 등을 과감히 영입한 김 회장이 칭송받고 있는 것이다. 한화구단에 문제가 있으면 이를 김 회장에게 알리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팬들의 신뢰가 두텁다.

김 회장 특유의 강한 추진력과 의리를 앞세운 리더십은 한때 부정적 시각도 적지 않았지만 프로야구를 통해 재평가받고 있다. 한화그룹이 이라크 신도시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 태양광 모듈 수출, 삼성그룹과의 빅딜 등 실제 사업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도 긍정적 이미지를 배가시켰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이글스와 한화그룹이 동시에 선전하면서 기업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상쇄하는 것과 동시에 긍정적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한화이글스 선전에 김승연 한화회장 이미지 ‘UP’

재계의 스포츠 사랑이 날로 커지고 있다. 스포츠가 회사 이름과 로고, 제품을 알리는 용도에서 기업 이미지와 가치를 알리는 수단뿐 아니라 현지화를 위한 효과적인 전략으로 인식되는 등 활용법이 넓어지고 있어서다.

과거 5공화국 시절 엘리트체육 활성화를 위해 스포츠 종목 지원을 기업에 강제 할당하던 시대는 상전벽해가 됐다.

삼성전자(005930)는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2005년 아시아축구연맹(AFC)과 유럽의 명문 구단 첼시를 후원하며 축구를 활용한 마케팅을 본격화했다.

특히 첼시 유니폼에 삼성 브랜드를 노출시킨 후원 마케팅을 통해 영국과 유럽 전 지역에 삼성의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었다. 결국 이런 효과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발판이 됐음은 물론이다.

삼성전자는 2005년부터 10년간 영국 프리미어리그 명문 구단인 ‘첼시’와의 후원 계약을 통해 영국과 유럽 전 지역에 삼성의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데 성공했다. 사진은 2005년 후원 계약을 체결한 첼시가 ‘삼성 모바일’ 광고 유니폼을 입고 최초 공식 경기를 가진 모습. 삼성전자 제공.
KB금융의 경우 스포츠마케팅을 통해 ‘꿈을 그리고 최선을 다하면 정말로 이뤄진다’는 경영철학을 성공적으로 전파하고 있다는 평가다. 스타 선수보다는 발전 가능성이 높은 유망주를 후원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대표적인 선수가 피겨 김연아, 리듬체조 손연재, 여자골프 박인비 선수 등으로 이들을 통해 수천억원대의 홍보 효과를 얻었다. SK텔레콤은 사회공헌 차원에서 수영, 핸드볼, 펜싱 같은 비인기 종목 후원을 통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했다.

의도된 것은 아니지만 한화그룹 사례처럼 기업 총수의 인간적인 면모나 리더십을 드러내는 창구 역할도 하고 있다. 일반에 얼굴을 잘 드러내지 않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라이온즈 중요 경기에 직접 응원을 하며 ‘야구광’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였다. 삼성맨들 사이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야구를 관람하면 반드시 이긴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다.

10년간 첼시 후원 삼성, 유럽서 브랜드 효과 ‘톡톡’

삼성, LG, 현대·기아자동차와 같은 글로벌 기업에게 스포츠는 현지화 전략을 구사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되고 있다. 사회공헌 활동의 대상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현지 주요 비정부기구(NGO)와 함께 2년간 6∼15세 브라질 어린이들에게 축구공 100만 개를 기부하는 활동을 펼쳤다.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이면서 중남미 시장 공략을 위한 현지화 전략이 일환이었다.

삼성전자 역시 중남미 10개국에서 유소년 야구·축구대회인 ‘코파 삼성(Copa Samsung)’을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참가자가 3만여명, 관람객이 200만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였다.

LG전자(066570)는 해외 주요 시장별로 타깃 스포츠를 정해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미국에서는 류현진과 추신수가 활약하고 있는 LA 다저스와 텍사스 레인저스, 유럽에서는 손흥민 선수가 활약하고 있는 레버쿠젠 등을 후원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자메이카 킹스톤에서 열린 ‘코파 삼성’ 결승전에 참석한 세계적인 육상스타 우사인볼트가 코파 삼성 베스트 플레이어상을 시상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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