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주가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 담당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연례 최대 기술 콘퍼런스에서 인공지능(AI)관련 신기술·신기능을 쏟아내면서, AI 시대 아마존의 경쟁력을 높게 평가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자체 AI 칩 ‘트레이니엄’을 애플이 사용하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AWS의 AI 칩 사업이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미국 서부 시간 4일 오전 12시40분 기준 아마존 주가는 전날보다 2.37% 오른 218.46달러(약 30만 8793원)를 나타냈다. 이날 아마존 주가는 한때 219.99달러까지 올라, 지난 14일 기록했던 역대 최고가(215.90달러)를 뛰어넘었다.
| 아마존웹서비스(AWS) 연례 기술 콘퍼런스 AWS리인벤트 2024가 2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닷새간의 막을 올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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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상승은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AWS의 연례 기술 콘퍼런스 ‘AWS 리인벤트’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나타났다. AWS는 이번 행사에서 자체 AI 기반 모델(파운데이션모델) ‘노바’를 전격 출시하고, 작년에 공개한 자체 AI 칩 트레이니엄2을 적용한 컴퓨팅 인프라 제품군을 발표했다. AWS는 클라우드는 물론이고 AI 칩과 AI 모델까지 자체 역량으로 구축해, AI 시대 1위 업체로 위치를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시장은 특히 애플이 아마존 트레이니엄2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엔비디아가 독점하고 있는 AI 칩 분야에서 아마존이 엔비디아 의존도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한 것이다.
브누아 뒤팽 애플 머신러닝·AI 수석 디렉터는 전날 AWS 리인벤트 기조연설 무대에 올라 “애플 인텔리전스의 혁신을 지원하기 위해, 가장 높은 성능을 자랑하는 대규모 AI 가속기에 대한 접근이 필요했다”며 트레이니엄2 활용 계획을 밝혔다. 그는 “트레이니엄2는 이제 일반 공급(GA)을 막 시작했다며 ”아직 초기 단계 평가이긴 하지만 사전학습을 통해 효율성이 최대 50%까지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예상했다.
| 브누아 뒤팽 애플 머신러닝·AI 수석 디렉터가 3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AWS리인벤트 기조연설 무대에 올라 트레이니엄2를 애플 인텔리전스 학습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A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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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S는 작년 리인벤트에서 신형 자체 AI 칩 ‘트레이니엄2’를 공개했는데, 1년 만에 이 칩이 탑재된 인스턴스(가상 서버) 제품 ‘EC2 트레이니엄2(Trn2)’를 정식 출시했다. Trn2 인스턴스는 16개의 트레이니엄2 칩을 초저지연 네트워크 기술인 ‘뉴런링크’로 연결해 최대 20.8 페타플롭스(FP· 초당 1000조 연산)의 연산 성능을 제공한다. 현재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인스턴스보다 가성비는 30~40% 더 뛰어나다는 게 AWS의 설명이다.
아마존은 자체 AI 모델 노바를 출시하며 이 분야를 주도하고 있는 오픈AI GPT, 구글 제미나이에 도전장을 냈다. 아마존 노바는 한국어를 포함해 200개 언어를 지원하는 텍스트 전용 모델 1종(마이크론), 텍스트와 이미지, 비디오를 인식할 수 있는 멀티모달 모델 3종(라이트, 프로, 프리미어), 이미지 생성이 가능한 모델 1종(캔버스), 동영상 생성이 가능한 모델 1종(릴) 등 총 6 종으로 구성됐다. 내년 1분기 출시할 프리미어 모델을 제외하고, 모두 이날 정식 버전을 내놨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는 노바의 장점이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에 있다고 강조했다. 주요 AI 모델과 비교해 성능은 뒤지지 않고, 비용 절감과 고속처리 능력은 우위에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자체 벤치마크에서 노바 라이트는 동급인 GPT-4o 미니와 비교해 19개 항목에서 17개가 동등하거나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캔버스는 경쟁 모델 DALL-E3, 스테이블 디퓨전3.5와 비교해 이미지 품질·명령어 준수 측면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노바 모델들은 같은 수준의 여타 모델보다 평균적으로 약 75% 더 저렴하고 지연 시간이 더 짧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