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가르드 IMF 총재 "암호화폐, 글로벌 금융·경제에 큰 영향 미칠 것"

"저축·투자·결제에 영향…금융회사 개입 필요성도 제거"
"금융거래 싸고 빠르게…법정화폐 상당수요 넘어갈 수도"
"규제당국 계속 연구해야…위험-혁신 균형잡힌 접근 필요"
  • 등록 2018-04-17 오전 7:18:34

    수정 2018-04-17 오전 7:18:34

라가르드 IMF 총재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암호화폐가 금융회사들의 사업모델을 위협하고 법정화폐 수요를 상당부분 빨아 당겨 글로벌 금융시스템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전망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16일(현지시간) IMF 블로그에 올린 포스트를 통해 “암호화폐는 우리가 일상에서 저축하고 투자하고 대금을 지불하는 방식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특히 이 과정에서 특정한 금융 중재자(=금융회사)들이 개입할 필요성을 없앨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은행과 다른 금융회사들은 자신들의 사업 모델을 유지하는데 도전을 받을 것이며 정부가 발행하는 법정화폐에서 암호자산으로 상당 부분 수요가 넘어갈 수도 있다”고도 점쳤다.

이에 따라 그는 “특히 암호화폐시장이 앞으로도 지금과 같이 (가격) 변동성이 높은 상황을 유지한다면 은행들은 자신들의 디지털 화폐를 직접 발행하는 것이 최선의 이익이 될 것인지를 결정해야할 것”이라며 “물론 많은 암호화폐들이 장기적으로 유지될 순 없겠지만 살아남는 암호화폐는 금융거래를 더 빠르게 저렴하게 만들어주는 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처럼 암호화폐는 전세계 경제에 전환기적인 효과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이 새로운 기술에 대한 글로벌 컨센서스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장에는 암호자산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중대한 위협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우리는 암호화폐가 기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부터 연구하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당국자들도 암호화폐가 레버리지 투자의 리스크를 더 확대시킬 가능성은 없는지, 기존 금융상품과 연계되는 과정에서 경제에 미치는 충격의 전이가 확대될 가능성은 없는지 적극적으로 살펴봐야할 것이며 특히 암호자산은 국경을 초월해 거래되는 만큼 글로벌 규제당국간의 공조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각국 정부와 금융회사들이 암호화폐시장과 관련 기술의 빠른 발전에 맞춰 항상 이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그래야만 디지털 화폐 시대에 생길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피할 수 있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리스크를 피하면서도 혁신을 북돋울 수 있는 균형잡힌 접근이 필요하다”고 각국 정부에 권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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