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어, 잠실이…전세대란 온다는데 오히려 4000만원 하락

34평 아파트 전세 1억 5500만원‘기현상’
4단지 입주 앞두고 매물 쏟아지며 일제히 급락
“집값 잡으려면 공급 확대해야” 이론 증명
  • 등록 2006-12-19 오전 9:00:32

    수정 2006-12-19 오전 9:02:53

[조선일보 제공] 내년 2~3월 이사철 전세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서울 송파구 잠실일대의 전세가가 급락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4단지의 입주가 다가오면서, 인근 전세 시장에 많게는 3000만~4000만원까지 가격이 하락한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2678 가구 규모의 잠실4단지는 화제의 ‘잠실 저밀도 지구’ 중 처음으로 새 집을 다 짓고 주인을 맞는 곳. 이 단지의 입주가 오는 28일로 임박하자, 특히 인근 잠실5단지의 전세금이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송파 공인’ 최명섭 대표는 “11월 초만 해도 5단지 34평형 전세 시세는 1억9000만~2억1000만원 선, 36평형은 2억2000만~2억4000만원 선을 보였지만, 1개월 반 만에 2000만원 안팎의 하락세를 보였다”며 “대기 중인 전세 매물도 평소의 5배로 늘었다”고 말했다.



5단지 인근의 다른 중개업소 대표는 “일부 전세 매물은 11월 초에 비해 3000만~4000만원이나 떨어진 가격에도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며 “34평형 중에는 1억5500만원 선의 저렴한 전세 매물도 나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주변의 장미아파트 전세 시세도 10월 말에 비해 약 1000만원쯤 하락했고, 석촌호수 일대의 다가구·다세대 주택 전세금도 같은 기간 1000만원 안팎의 내림세를 탔다. 근처에서 전세로 살던 주민들이 전세 매물을 잇달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비수기와 겹쳐 있다고는 하지만, 내년 초부터 ‘전세 대란’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가운데 서울 강남권에서 이례적으로 전세 시세가 급락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일종의 ‘입주 쇼크’가 이 일대에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저스트알’ 김우희 상무는 “역시 ‘꿩 잡는 게 매’라는 말처럼 ‘가격을 잡는 것은 공급’이라는 원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일”이라며 “오는 2008년까지 순차적으로 이뤄질 ‘잠실 저밀도 지구’ 입주의 파급 효과를 주목하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잠실 저밀도 지구는 올해 말 잠실4단지에 이어, 3단지 3696가구(입주 내년 8월 예정), 2단지 5563가구(2008년 5월 예정), 1단지 5678가구(2008년 6월 예정), 잠실 시영 6864가구(2008년 8월 예정) 등이 잇따라 완공과 입주를 맞는다. 1년8개월 남짓 되는 기간에 2만5000가구 가까운 대단지가 생기는 것이다.

‘부동산114’ 김규정 팀장은 “잠실 저밀도 지구의 새 단장은 강남축이 조금 동쪽으로 이동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서울 강남권 한복판에 군포나 중동 신도시가 하나 들어서는 셈이므로 수요자와 투자자들은 그 영향을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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