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침대업계가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 매트리스’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와 달리 국내에는 침대 매트리스 난연 관련 규정이 없지만 안전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커졌을 뿐만 아니라 기업들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강화하면서 선제 대응 움직임이 활발하다.
| 지누스 난연매트리스 ‘지누스 에어 시리즈’. (사진=지누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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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지누스는 난연 매트리스 ‘지누스 에어 시리즈’를 국내에 처음 선보인다. ‘클라우드 에어 하이브리드 매트리스’ 등 총 5종 13개 품목으로 지누스만의 난연 특화 기술인 ‘지누스 파이어 가드’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지누스 난연 매트리스는 세계 최고의 국제 표준 검사·인증 기관인 SGS로부터 미국 매트리스 가연성 표준 기준 ‘16CFR 1633’ 테스트를 통과했다. 지누스 자체 품질관리센터에서 화재 시험 테스트를 수차례 진행해 불길이 급속히 번지는 ‘플래시 오버 현상’ 방지 효과도 확인했다.
시몬스침대는 전 제품에 난연 매트리스를 적용하고 있다. 2018년 국내 최초로 난연 매트리스를 개발한 시몬스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일반 가정용 포켓스프링·폼 매트리스 전 제품을 난연 매트리스로 생산해 판매한다. 시몬스 난연 매트리스는 국제표준(ISO 12949)과 국내표준시험방법(KS F ISO 12949)으로 시험해 16CFR 1633 기준을 만족하는 제품이다.
업계가 난연 매트리스 도입에 속도를 내는 건 침실 화재 사고 증가로 매트리스 안전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2~2021년 화재 사고 사망자 3098명 중 1883명(60.8%)이 침실에서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과 캐나다, 유럽 등에선 가정용 매트리스에 난연·방염 기준을 적용하도록 법으로 강제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관련 안전 기준이 미흡한 상황다. 국내 침대 매트리스 관련 화재안전성능 검사 기준인 KS G 4300은 화재 위험성을 제대로 측정하기 어렵고 강제성이 없어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침대 매트리스에 대한 화재안전기준이나 규제가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며 “화재 발생 시 매트리스가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어 안정성능 확보가 시급하다. 난연 매트리스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