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지난 10년간 한국 소비자의 '입맛'은 어떻게 변했을까.
제일기획이 IMF 이후 10년(1998~2 008)간 대한민국 소비자들을 분석한 결과, 소비자들은 맥주보다 소주를 찾고, 건강을 강조한 식품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꼽은 '가장 즐겨 마시는 술의 종류'는 1998년 맥주(53%)에서 2008년 소주(54%)로 바뀌었다. 특히 전통적으로 맥주를 즐겨 마시던 20~30대 소비자들의 소주 선호도가 높아졌다. 제일기획은 "소주 업체들이 잇따라 저도수(低度數) 경쟁에 합류하며 변화하는 소비자의 입맛에 맞춘 결과"라고 분석했다.
전 세계를 덮친 불황 속에서도 소비자들의 입맛은 오히려 고급화된 점도 특징이다. 1998년 외환위기 특수(特需)로 라면 시장이 활성화되고, 2003년 카드 대란 당시 법인 카드 상한제 영향 등으로 고급 주류 시장이 침체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제일기획은 "멜라민 파동 등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평균 수명이 연장되면서 소비자들이 먹을거리를 선택하는 제1 기준이 '영양'이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소비자들은 이에 따라 최근 비타민·식이섬유·DHA 등 건강 성분을 첨가한 식품을 찾고, 트랜스 지방은 줄인 고급 식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건강을 위해 음식을 가려 먹는다'는 소비자는 1998년 17%에서 2008년 23%까지 꾸준히 늘었다. 이에 따라, 지난 한해 건강을 강조한 식품이 인기를 끌었다. 일례로 '건강 음료'임을 내세운 차 음료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은 2005년 56%에서 2008년 67%까지 늘었다. 또 카카오 함유를 내세워 '몸에 좋은 식품'임을 강조한 초콜릿의 '최근 3개월 새 식용 경험률'도 2000년 56%에서 2005년 46%로 하향세를 보이다 2008년 57%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