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그러진 블랭크페인 골드만 CEO "비트코인 장래성 있을수도"

비트코인에 비판적 입장, 트레이딩 앞두고 누그러져
"정부 보증없이 모두가 동의하는 화폐 생길 수도"
"비트코인 소유 안해…낯설다고 거부하는 건 너무 거만"
  • 등록 2018-06-21 오전 6:58:44

    수정 2018-06-21 오전 6:58:44

로이드 블랭크페인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그동안 암호화폐에 대해 보수적이고 다소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가 “개인적으로 비트코인에 투자하지 않지만, 비트코인이 장래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배제할 순 없다”며 약간의 입장 선회를 보였다.

2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블랭크페인 CEO는 이날 뉴욕경제인클럽에서 가진 존 미클레스웨이트 블룸버그 편집장과의 대담에서 이처럼 비트코인에 우호적인 발언을 내놓았다. 지난해부터 그는 비트코인에 보수적이거나 다소 비판적이었다. 작년 11월에는 비트코인과 관련된 전략을 세울 필요성을 느끼지 않고 있다고 밝혔고 비트코인은 여전히 진화하고 있는 기술이며 가격 변동성도 심하다며 버블 가능성까지 언급한 바 있다.

블랭크페인 CEO는 전세계가 금(金)에서 현재 각국 정부가 보증하는 법정화폐로 넘어오게 된 과정을 설명하며 우리가 앞으로 언젠가 암호화폐가 존재하는 지점까지 갈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가치있다고 보장하기 때문에 법정화폐가 가치있다는 생각을 넘어 모두가 (가치있다고) 동의하는 화폐는 왜 가질 수 없을까”라고 반문하며 “나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나와 골드만삭스가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지도 않지만 그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암호화폐가 현 시점에서 어떠한 시스템적인 이슈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기술의 성공여부를 점치는데 있어서 항상 옳진 않았다고 시인하면서 “휴대폰이 처음 도입됐을 때 길거리 마다 공중전화 부스가 있는데 굳이 그 귀찮은 걸 들고 다닐까 하는 의문을 가졌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이 나에게 불편하고 낯설기 때문에 그런 일(=비트코인이 하나의 화폐가 되는 일)이 일어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너무 거만한 것”이라며 “그런 식으로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인정했다. 블랭크페인 CEO는 “암호화폐가 장래성을 가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데이빗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현재 일부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정산하는 업무를 보고 있으며 앞으로 그외에도 비트코인과 관련된 새로운 일을 하기 위해 매우 신중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시인했다. 또 “증권사라고 하면 당연히 사업을 발전시켜야 하고 달라진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며 “우리 고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고객이 수익을 올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내 여러 매체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자사 고객들에게 다양한 투자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자기계정을 통해 비트코인 선물을 매매하는 업무를 시작하기로 했다. 암호화폐 운용에 특화한 트레이딩 데스크를 제한적으로 출범한 셈으로, 이는 월가 IB들 가운데 최초다. 골드만삭스는 이를 위해 이미 이사회 승인을 받았지만 아직까지 매매 개시 시점은 확정짓지 않았다. 또 최근 암호화폐 전문 트레이더인 저스틴 슈미트를 유가증권본부내 디지털자산시장부문 대표(부사장)로 영입한 바 있다. 슈미트 대표는 MIT대에서 컴퓨터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트레이딩 전문회사인 월드퀀트와 LMR파트너스, 세븐에잇캐피털 등에서 퀀트 운용을 전문으로 했고 지난해부터는 암호화폐 운용에 집중해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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